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들이 있다. 산불조심, 교통질서 준수, 에너지절약 등의 많은 말들 중에 요즘 현실속에서 가장 크게 피부로 와닿는 게 에너지 절약이 아닌가 한다. 겨울철 난방을 하면서 가스, 기름 등의 이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말 한때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다시금 오르고 있어 안정화돼 가는 경기침체가 다시금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실정으로는 수입 에너지의 비중을 낮추기 위한 체제변환을 하지 않고서는 변동하는 국제유가에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3년 에너지 수입액이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액을 합한 금액과 같다는 것은 우리가 에너지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은 에너지절약 의식을 키워 생활속에 적용시키고 산업체는 에너지 고효율 제품생산에 노력하며 국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연료비의 비중이 극히 적으며 국가전력의 40%를 감당하고 있는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방식의 장기적인 계획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최근, 원전 비보유정책을 펼쳐오던 이탈리아의 총리(베를루스코니)가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원자력 사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는 전력의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력요금이 주변 유럽국가의 평균보다 약 30%가 높은 실정이어서 이탈리아 산업계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부시대통령도 지난 2월8일 디트로이트 경제클럽 연설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인 원자력발전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원자력을 단순한 반핵정서로 인해 꺼려할 것이 아니라 기술적이고 평화적인 이용의 확대를 통한 국가 경제의 튼튼한 기초로 다져야 할 것으로 본다.

김나영(nykim@kop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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