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 등 대선후보들은 투표일을 20일 앞둔 29일 충청·영남권과 수도권 등 전략 지역에서 거리유세를 벌이며 치열한 득표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전날 폭로한 국정원 도청 의혹과 민주당·통합21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합의를 거론하며 `부패정권 심판론'을 강조했고 노 후보는 `전국통합 대통령론'을 제기하며 `전쟁과 노사분규, IMF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이회창 후보는 오전 충남 예산의 선영을 참배한 뒤 예산시장을 시작으로 아산역, 천안터미널 등 충청권을 집중 공략한 뒤 오후에는 평택, 용인, 수원, 안양, 광명 등 수도권 남부지역 위성도시 벨트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예산·천안 유세에서 “이 정권은 국민을 마치 공작정치의 대상으로 삼아 정치인과 기자, 언론사 사장을 도청하는 등 부정부패와 도청에서도 1등”이라면서 “이인제씨와 경쟁할 때 도청혜택을 본 사람이 새 정치를 얘기할 수 없다”고 노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이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으로 과거 DJP 연합과 같은 권력나눠먹기를 시도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저는 개헌에 매달리지 않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청원 대표는 오전 당사에서 열린 선거전략회의에서 “현 정권의 무차별 도청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있다”며 “노 후보는 공작에 의한 후보라는 것을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후보는 오후 포항 죽도시장, 울산 롯데백화점 거리유세를 벌이는 등 공식 선거운동 개시후 2번째로 영남지역 공략에 나서 이 지역에서 제2의 노풍을 일으키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노 후보는 “노사분규 한번 막아본 적 없고 걸핏하면 북한과 싸워보자고 호전적인 자세를 취하고 재벌개혁을 반대해 IMF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이회창 후보가 진짜 불안한 사람”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전쟁과 노사분규, IMF 등 3가지 불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과 포항에서 동남풍이 불고 있고 이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는 바람”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김대중 정권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이며 전국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갑 대표는 강원 원주지구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폭로문건이 진실이라면 한나라당은 즉각 검찰에 고발해 수사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다”며 “한나라당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번 도청설 제기는 이 후보의 공작적 자작극으로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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