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을 매개로 `표절 공방'을 한차례 벌인데 이어 11일에도 상대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공약 베끼기' 공세를 계속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새정치' 공약과 관련, 논평을 내고 “오늘 노 후보가 급조해 내놓은 약속은 지난 8일 이회창 후보가 제시한 정치개혁 8대 약속의 아류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남 대변인은 또 “우리당의 군 복무기간 단축 등 공약을 베끼고 표절하더니 중대한 정치개혁 방안조차 흉내내고 따라하고 있다”면서 “한심스럽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고위공직자의 첫 재산형성과정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우리당이 제시한 `백지신탁제'가 호응을 얻자 불쑥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부패혐의자의 선출직 등 공직취임 금지 공약은 부패혐의자가 부패혐의자를 심판한다는 말이냐”며 “우리당은 이미 공직후보자의 정보공개범위 확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탈당시 1년간 타정당 입당금지'에 대해선 “노 후보는 지난 97년 민주당을 탈당하자 마자 국민회의에 입당한 만큼 어불성설”이라고, `민주당의 환골탈태' 약속에 대해선 “동교동 등 부패하고 무능한 DJ 친위세력에 업혀있는 노 후보가 어떻게 민주당을 바꿀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는 이 후보가 `개인신용회복 종합대책 마련'을 약속한 데 대해 “우리당이 지난 3일 발표한 정책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책본부는 “우리당은 지난 3일 개인워크아웃 신청요건 완화 및 대환대출제도를 통한 신용불량자 발생억제, 가계대출 구제의 완화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정부에 실행을 촉구했으나 당시 한나라당은 우리 공약을 선거용 선심정책으로 비판, 금융권에서 선거 이후로 추진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책본부는 이어 “서민생활에 관심이 없던 한나라당이 이제 정신을 차리고 신용불량자 구제에 관심을 갖는 것을 환영하고, 우리당은 이미 발표한 대책을 확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에서 “향토예비군과 민방위 제도개선도 우리당 공약을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농가부채 대책 등에 대해서는 “재탕”이라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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