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투표일이 어느새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전이 종반으로 깊숙이 접어들면서 한표라도 더 건지기위한 후보들의 각축과 신경전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유권자들도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단일화로 대선전이 박빙의 양강구도로 전개되면서 각 후보진영만큼이나 지지율 추이에 촉각을 세우는 등 이번 대선의 향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재자 투표도 12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고, 군소후보들의 TV토론도 열리는 등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대선후보 진영은 표심의 막판 향배를 놓고 몸이 달아있는 모습을 감추지못하고있다. 비방폭로전에 유권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책경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선거전의 형국이 그렇다. 부패정권 청산론이니 구정치 타파니 내용없는 구호공방이 뒷전으로 밀리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매일쏟아내는 정책이라는 것들도 실상 따지고 들어가면 그만큼 표가 아쉽다는 것이지 정책이라고 할만한 것도 별로 없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말하자면 표몰이용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주는데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런만큼 각 후보진영의 공약을 그대로 실현가능성과 접합시켜 받아들이는 유권자도 별로 없는 것같다. 즉흥적 발상에 탁상공론식 찬반논란만 난무할 뿐이다.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공방의 경우에도 어느정도나 면밀한 분석과 예측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찬반논란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저 후보들에 대한 단순한 호오의 표현과 별반 다름이 없다. 대학 등록금을 동결한다거나 매년 국비유학생을 1만명 해외에 내보내겠다는 공약이나 군복무 단축공약 경쟁도 그만큼 젊은층의 표가 아쉽고 급하다는 정황만 읽혀질뿐이다.급조된 모양이 역력한 말의 성찬은 제대로된 공약경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만큼 우리정치가 이념과 정책노선을 바탕으로 한 합리성의 토대위에 서있지못하고 유권자들에 대한 바람몰이식 일회성 접근만을 반복해왔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다.

이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후보측에서는 표 굳히기에, 좀 모자란다고 생각하는측에서는 막판 뒤집기에 사력을 다하게될 시점이다. 각 후보들이 표를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유혹에 빠지게될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진다는 얘기다. 그만큼 선거전의 온갖 추한 모습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올 개연성이 높다. 막판 폭로전이나 비방음해, 지역감정의 동원, 교묘한 금권관권의 동원 등에 대해 유권자들이 눈을 더욱 부릅뜨고 감시해야할 필요성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계층과 지역을 파고드는 허황된 유혹에 넘어가지않고, 뒷골목에 흘러다니는 추한 저질비방에도 경멸의 눈길을 던지며 자신의 한 표에 담긴 가치와 존엄성을 스스로 지켜나가도록 마음을 다잡아야할 그런 일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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