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16일 저녁 제16대 대통령선거 3차 TV 합동토론회를 갖고 주요 쟁점과 정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후보들은 이날 토론이 선거를 사흘 앞두고 치러진 데다 국민생활과 직결된 분야여서 시종일관 막판 부동표 및 여성표를 의식해 자신들의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TV 합동토론은 토론을 앞두고 실시한 각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부동층이 여전히 15~25%에 달했고 이들가운데 상당수가 마지막 토론을 지켜본 뒤 표심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이날 토론이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쳐 대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입 자율화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대학입시 자율화를 주장한다”며 “다만 대학 입시 제도 자율화를 하되 너무 자율화하면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혼란이 있을 수 있어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대학입시 자율화는 상당히 돼 있다”며 “입시제도를 자주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수능을 보완하되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수능시험 자체 폐지를 주장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이 후보는 “정상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세무와 관련된 여러 조사활동은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지난번 세무조사와 사법처리는 아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과도하게 진행됐기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세무조사란 이름으로 언론을 탄압하고 제갈을 물리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언론사도 기업인 이상 세금내고, 세무조사 받아야 한다. 언론자유가 보호돼야 하지만 특권일 수는 없다”며 “언론이 우리 당에 유리하냐 아니냐에 따라서 세무조사를 보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를 비호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지적하고 “언론과 정치가 모두 정도로 가고 모든 것이 정상적인 사회로 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의약분업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이 정권이 한 개혁중에 가장 실패한 것”이라며 “의약분업 자체는 방향이 옳았으나 방법이 졸렬하고 졸속이어서 고통을 줬다”고 국민 고통을 더는 측면에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후보는 “의약분업은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고 전국민 합의로 실천한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했고, 이회창 후보도 영수회담에서 합의한 것”이라고 원칙을 살리며 부작용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의약분업 유지를 주장하고 보완해 엉터리 건강보험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후보들은 문화개방, 보육, 노인복지, 교육개혁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한편, 이날 토론은 1,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사회자가 질문을 각 후보에게 던지는 방식과 한 후보가 다른 두 후보를 상대로 질의-응답하는 두 후보간 1대1로 질의-응답하는 방식 등 3가지 형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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