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한나라당은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부동층의 향배가 대선 승부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공략하는데 당력을 집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의 규모가 아직 2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나 이중 상당수는 이회창 후보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른바 `숨어있는 5%'다.
 
한나라당은 특히 서울·수도권과 충청권, P·K(부산·경남) 부동층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만 승기를 잡아가면 대선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대전·충남북→서울'을 돌며 순회유세를 편데 이어 18일에는 서울·수도권 일대를 돈 뒤 서울 명동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는다. 서 대표도 이틀간의 서울·수도권 유세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오후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허구성을 재차 지적하고 대전에 대규모 첨단과학특구 조성, 디즈니랜드 건설을 내용으로 하는 안면도 프로젝트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 예정이다.
 
서 대표는 선거전략회의에서 “말을 안하던 사람들이 말을 하면서 이 후보가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의 마음이 이미 우리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 논란과 `핵풍' 등 양대 쟁점을 중심으로 노 후보의 `말바꾸기'와 `불안정한' 이미지 등을 마지막까지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 `안정이냐 불안정이냐'는 양자 택일 논리로 부동층에 접근, 50대이상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유도하고 40대층에 대해서도 `이회창 당위론'을 적극 전파키로 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서울·수도권의 지지도 상승추세를 확고히 다지고 당 조직을 풀가동하면 부동층 유입을 포함, 추가 득표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적어도 100만표이상 차로 이길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민주당은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유권자들의 선택이 정해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최종 득표에 영향을 미칠 부동층 흡수에 총력을 기울였다.
 
노무현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 개혁과 인사탕평책, 부정부패청산, 국민참여형 국정운영에 대한 의지를 밝힘으로써 영남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들이고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DJ양자론'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과 경기 성남, 하남, 의정부를 돌며 수도권 표심에 호소하고, 오후에는 통합 21 정몽준 대표와 경기 일산 그랜드백화점 앞에서 공동유세전을 갖고 `50대 투톱의 새정치'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킬 방침이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이번 대선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독선 정치세력 대 양보정신에 입각해 미래지향적 단일화를 이뤄낸 상생정치 세력의 대결”이라며 “상생정치 세력은 남북, 노사, 여야관계를 상호존중의 윈-윈 관계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미디어본부장은 블룸버그 통신 등 외국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회창 후보라는 독선적인 정치세력이 집권할 경우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 경제가 어려워지고 중산층과 40~50대 가장을 암담한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전국 이공계 및 경제관련 교수 1천명의 노 후보 지지성명 발표와 대한법인직능단체총연합회 소속 157개 단체 회장단의 지지선언을 통해 `노무현 당선=경제안정'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이 막판 판세를 뒤집기 위한 폭로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김빼기'를 시도하는 한편, 전국의 지구당을 비롯한 일선 선거운동조직에 유권자에 대한 금품·향응제공 등 불법·금권선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이 우리가 방어하지 못할 흑색선전을 펼 것이라는 정보가 있는데, 마지막 흑색선전은 자살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민주노동당은 17일 남은 이틀간의 대선유세에서 동원가능한 당력을 `사표 논리' 견제와 부동층 공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민노당은 전날 3차 TV토론에서 “교육과 의료, 주택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밝힌 권영길 후보의 공약이 부동층의 표심을 자극했다고 자체평가, 109개 지구당을 총동원해 노동자와 농민, 서민 밀집지역에 대한 밀착 표밭갈이에 주력했다.
 
특히 전날부터 내보낸 `4번 타자 권영길'이라는 TV광고가 좋은 반응을 보임에 따라 복사테이프를 각 지구당사에 긴급히 내려보내 유세차의 대형스크린에서 지속적으로 틀어 `기호 4번 알리기'에 활용토록 했다.
 
민노당은 20%를 웃도는 부동층의 상당수가 기성정당에 실망한 계층이라고 판단하고 “진보정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 진정한 개혁에 착수하자”는 논리로 유권자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권 후보가 3차 TV토론에서 희망찬 사회복지정책을 제시한 뒤 `권후보로 최종 결정했다'는 부동층 유권자들의 전화가 잇따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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