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은 한마디로 반만년 역사이래 온 국민이 처음으로 접하는, 88올림픽을 능가하는 최대의 스포츠 잔치였다. 당초 16강전 진출을 목표로 태극전사들이 히딩크의 지도아래 피와 땀을 흘리며 훈련을 쌓은 노력 끝에 4강전 진출까지 올라가는 쾌거를 거두었다. 비록 4강전에서 아깝게도 분패하고 3, 4위 전에서도 우리의 친구 터키를 맞아 양보(?)를 했지만 붉은악마의 응원전은 세계 1위 감이었다.

서울시청앞 광장 등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전국 거리마다 모두 2천만명이 동원된 붉은악마 등 거리응원단은 그야말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가운데 지금도 생각만 해도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느껴진다.

2002년 6월14일 붉은물결로 물든 인천문학경기장에서는 한국의 태극전사가 포르투갈을 눌러 한국은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고 포르투갈은 16강에 탈락되는 아픔을 겪는 등 국제적인 희비의 쌍곡선을 연출했다.

이날 포르투갈은 주앙 핀투와 베투가 퇴장당함에 따라 불리한 상황에 처했으며 후반전에 박지성의 귀중한 한 골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당시 문학경기장은 붉은 물결로 뒤덮인 서포터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한국은 포르투갈 진영에 압박을 가하며 경기를 시작했고 초반 양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가운데 주앙 핀투가 박지성에게 거친 태클을 가하면서 전반 27분만에 퇴장당했다.

후반 21분, 포르투갈은 수비수 베투가 잘못한 태클로 두 번째 옐로우 카드를 받아 퇴장당하면서 포르투갈은 더욱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퇴장은 양 팀 모두에게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한국과 포르투갈 선수들은 가슴이 내려앉는 손에 땀을 쥐는 슈팅을 날리는 등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경기를 펼친 끝에 후반 25분, 한국이 드디어 9명이 뛰고 있던 포르투갈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다.

박지성이 가슴으로 공을 받아 세르지오 콘세이상을 제치고 왼발로 발리슛을 날렸고, 이 공은 골키퍼 바이아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결승골로 연결되는 등 그야말로 국제무대의 국제적인 액션으로 멋진 골 장면이었다.

또한 당시 가슴과 발로 볼을 트리핑해 결승골로 연결시킨 박지성(21·일본 교토)은 이천수(21·울산)와 함께 현재 히딩크가 아인트호벤으로 러브콜 손짓을 보내고 있어 열렬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천문학경기장은 태극전사들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월드컵 성지로서 축구인들은 뜻깊은 경기장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지금도 당시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경기모습을 상상만해도 온몸이 짜릿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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