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를 이끌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취임하면서 경기도민의 삶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제시한 핵심공약을 ▶규제철폐 ▶교통난 해소 ▶균형발전 ▶경제살리기 ▶교육복지정책 등 5개 분야로 나눠 전망해본다.
 
◇ 규제철폐
 
김문수 경기지사가 최대 공약으로 들고 나온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와 대체입법 제정'에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가 제시한 규제철폐는 민선단체장시대가 개막된 1995년 이래 경기도의 최대 숙제인 동시에, 도차원에서 해결 불가능한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대한 해법은 간단 명료하다. 악법을 폐지하고 대체입법인 `수도권 계획적 관리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대체법률에는 공장총량제를 폐지하고 4년제 대학의 신·증설을 허용하며 대규모 개발사업을 위한 협약제 시행,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수도권 관리정책을 공동 결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한반도의 흥망성쇠는 심장부인 경기도의 건강성에 직결돼 있다”며 “대한민국의 심장을 해치는 악법을 철폐하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 같은 간단명료한 해법이 적용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정부를 설득하고 국회의 벽을 넘어야 하는 데다 영호남 등 비수도권 자치단체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실련은 선거전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의 공약 중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대표적인 `선심성 헛공약' 중 하나로 김 지사의 `수도권정비계획법폐지'를 꼽기까지 했다.
 
김 지사는 이에 따라 도지사 직속으로 `경쟁력강화 추진기획단’이란 기구를 만들어 수도권 규제로 인한 각종 피해상황과 민원을 조사해 정부에 청원할 예정이다.
 
또 그가 국회의원 당시 의원 51명과 공동발의, 현재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대체 입법안 가결을 추진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국회 차원의 정치적 활동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교통난 해소
 
김 지사는 인터넷 선거광고에서 `뻥쑥하다'라는 낯선 공약을 앞세웠다. 이는 소위 인터넷 외계어에 익숙한 젊은 유권자층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뻥쑥'은 젊은 유권자에게만 특화된 공약은 아니다. 김 지사가 핵심으로 내세운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 신조어는 '경기도의 막힌 도로가 뻥 뚫리고, 규제해소를 통해 경쟁력이 쑥쑥 올라간다'는 뜻을 축약한 것이다.
 
김 지사는 선거운동 내내 수도권규제 철폐를 강조했지만 정작 공약에서 앞세운 것은 교통문제일 정도로 수도권 교통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경기도의 고질적인 교통혼잡 원인을 서울로 집중된 방사형 도로구조에서 찾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서울 집중의 방사형 교통망을 순환 격자형으로 개편하기 위해 23조 원을 들여 남북 2개축에 226㎞, 동서 2개축에 181㎞의 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264㎞), 광역철도 확장(111㎞)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통팔달 1시간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구호 아래 현장 답사 등을 토대로 발굴한 상습정체구역 505곳에 1조 원을 투입, 공약을 실천해 나간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상습정체지점 개선을 통해 차량 평균통행속도를 시간당 현재 평균 30㎞에서 40㎞로 향상시켜, 통행시간은 50% 줄고 물류비용도 연간 1조8천억 원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습정체 구역을 권역별, 시군별로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교통혼잡 원인에 따라 도로확장, 우회도로 건설, 입체 교차로 건설, 신호체계 개선 등 대안까지 일일이 제시,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또 서울시장, 인천시장과 협의해 버스·전철의 환승요금 체계를 일원화하도록 공동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또 ▶심야버스의 운행시간 연장 ▶노선 다변화 ▶간선급행버스 신설 ▶모바일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등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자 위주로 바꿔 놓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개발사업을 위한 국고지원 등 재정확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민선 3기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광역버스노선 확충을 둘러싼 서울-경기간 줄다리기를 어떻게 풀지는 김 지사에게 부여된 숙제이다.
 
◇ 균형발전
 
김 지사는 `골고루 잘 사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3대 낙후지역'을 우선 해소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김 지사가 꼽은 3대 낙후지역은 연천·포천·파주 등 휴전선을 경계로 한 북부접경지역과 양평·가평 등 팔당상수원 수계인 동부지역, 그리고 신도시와 구도시간 불균형 심화지역 등이다.
 
북부지역은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각종 인프라가 부족해서, 동부지역은 팔당호 수질을 보전하기 위해 중복규제를 당함에 따라 각각 성장이 더디다는 것이 김 지사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북부지역 산업경제활성화를 위해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고 파주·동두천·양주에 첨단산업 및 교육·연구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파주에는 LG필립스 LCD단지를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동두천은 미군공여지를 활용한 자립형 사립고 및 연구시설을 유치할 예정이다.
 
또 양주에는 기존 제조업과 첨단 정밀·광학기기 제조업을, 포천을 중심으로한 북동부지역에는 산림자원을 이용한 체류형 리조트 시설을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이 같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교통망 확충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도로 및 철도시설을 적극 확충할 계획이다.
 
주요 도로는 포천∼구리, 문산∼서울, 문산∼포천, 화도∼서울 등 4개의 고속화도로와 경원선(동안∼소요산) 복선연장, 암사∼별내 광역철도, 서북부 광역철도(서울∼통일동산), 서남부 광역철도(고양 대곡∼부천) 등 4개의 철도시설을 각각 확충하기로 했다.
 
또 팔당상수원 규제를 받고 있는 동부지역에 대해서는 중복규제를 풀고 오염총량제를 도입하며 친환경적인 계획개발로 난개발도 방지하면서 발전을 꾀할 방침이다.
 
특히 양평 등 동부지역에 200만 평 규모의 대규모 체험형 복합리조트를 민자유치 방식으로 건설하고 의료관광단지 등도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도시와 구도시가 공존함에 따라 빚어지는 도심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재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뉴타운사업기획단'을 구성하고 `도시재정비촉진 사업협의회'를 운영해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적극 지원하며 수원·성남·부천 등 5개 지역을 시범사업지구로 선정,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 경제살리기


김 지사는 손학규 전 지사의 업적을 묻는 질문에 “외국첨단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고 주저없이 답한다.
 
`경기도를 대한민국 성장엔진으로 만들겠다'는 김 지사는 외자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외자유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외국자본을 유치한 경우 최대 0.1%의 투자유치 인센티브를 제공, 공직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민관합동 투자유치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투자유치단은 외국인 투자유치 기회의 발굴에서, 투자실행,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속적인 관리 및 지원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남북교류 협력의 전진기지이자 급부상하는 중국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면서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평택항 등의 물류기반에다 풍부한 고급인력과 행정편의시설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수도권 규제 해소가 곧 일자리 창출'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김 지사는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등 수도권에 대한 중복규제 때문에 중국으로 공장 4만 개가 이전했다”면서 “수정법 폐지를 통해 공업지역 공급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정법상 공장총량제만 폐지하면 4년간 31만2천 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하고 이와 더불어 공장설립 대상규모에 대한 규제를 풀면 16만8천 명의 일자리가 추가로 늘어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지사는 현재 중앙정부가 경기도에 대해 획일적 개발통제체제를 가하고 있다고 보고 대안으로 중앙과 지방의 계획에 의한 공동관리체제로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즉 부천과 과천 등 중부권을 `서울-인천 동반성장권', 파주와 고양 등 북부권을 `IT와 남북교류협력지대', 양평·가평을 `동부 휴양생태 지대', 수원과 화성 등 남부권을 `첨단 복합산업 생산지대'로 나눠 계획관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의 철폐에 따라 경제가 활성화되면 연평균 10%의 성장을 이룩하게 되고 4년간 120만 개까지 순수기업형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김 지사는 장담하고 있다.
 
이밖에 한류우드, 접경지 관광벨트화 등 문화사업을 추진하고 평택항 개발 등 SOC 구축을 하면 경제발전에 주요한 몫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 복지분야


서민과 함께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김 지사는 저소득층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그는 주요 공약 10가지 가운데 노인·아동·여성 등 복지관련 분야에 4개의 공약을 할애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고 따라서 취임 이후 이 부문에 대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김 지사는 우선 고령화시대를 맞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는 치매나 중풍노인들을 위해 저소득층 이하 노인 1만7천 명 전원에 대해 무료 간병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도내 516개 읍·면·동별로 주간 노인보호시설을 1개 이상씩 설치하고 노인요양시설도 시·군마다 1개 이상씩 각각 건립하기로 했다.
 
또 맞벌이 부부의 자녀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아돌보미(Care Mom)'제도를 도입, 보육의 사각연령인 0∼1세 영아를 1대1로 책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질 높은 영아보육시설과 인력이 없어 저출산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조사결과 여성 근로자 10명 중 1명이 출산휴가 뒤 3년 이내 퇴직하는 등 영아 보육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시·군단위로 `보육지원센터'를 설치, 예방접종·응급상황대처 등 영아 발달단계에 맞춰 육아를 책임질 수 있는 `케어맘(Care Mom)'을 내년 상반기까지 1천 명을 양성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만 2∼5세 영·유아에 대한 보육강화를 위해 공공보육시설의 서비스 수준을 민간 보육시설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특히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저녁시간대 보육을 책임지는 시간연장형 보육시설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는 제2의 가정'이라는 슬로건 하에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방과 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School2Home'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School2Home'프로젝트는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활용, 저학년(1∼3학년)들의 방과 후를 책임지는 사업으로 경기도와 학교, 위탁사업자 등 3자가 계약을 체결해 전문 보육교사나 은퇴자 등 자원봉사자를 배치, 컴퓨터·취미·학습지도 등 각종 교육을 연령대에 맞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내 50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 운영한 뒤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학교 측에서 우려하는 아동 사고나 시설물훼손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경기도가 보증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양이과 동물들이 다른 야생조수로부터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높은 곳에서 주위를 경계한다는 의미의 `미어캣' 습성을 각급학교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년 500개 학교를 선정해 교내 운동장, 체육관, 통학로 등에 감시의 사각지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뒤 해당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와 연결,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도내 초등학교에 경찰청, 교육청 등과 합동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과속방지턱, 도로반사경, 미끄럼방지시설, 경광등, 방호 울타리 등 어린이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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