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분은 모두 오세요” 테너 신동호 교수(47·중앙대)와 의사 이광식 원장(47·세실내과)이 진행해 온국내 유일의 일반인 대상 무료 성악클래스가 3주년을 맞았다.
 
매월 첫째주 목요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세실내과의원 건물 지하 1층의 세실아트홀에서는 이색 음악회가 열린다.
 
성악가 2~3명이 연주를 하고 나면 신 교수가 나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공개 레슨)를 진행한다.
 
무대에 나와 노래를 부르는 `학생'은 사업가, 건축사, 샐러리맨, 주부, 심지어 환갑을 훨씬 넘긴 노인도 있다.
 
1시간 30분여의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되는 동안 청중들은 신 교수의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메모를 한다.
 
열린음악회나 각종 연주회에서 공연할 때의 진지한 표정과 달리 신 교수의 강의는 의외로 코믹하다.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도 강단 앞에 나와 혼나는 학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틀린부분을 반복한다.
 
`세실성악아카데미'로 명명된 이 독특한 클래스는 1999년 9월 시작됐다.
 
푸치니·질리·파바로티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 입상 경력을 지닌 신 교수는 클래식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대중에게 클래식의 미세한 세계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 클래스를 개설하게 됐다.
 
가톨릭 의대를 졸업하고 한양대 성악과에 편입, 직접 성악을 공부하기도 한 아마추어 성악가 이광식 원장도 그의 뜻에 적극 동참해 연주홀을 무료로 내주고 있다.
 
또 이들의 순수한 뜻에 공감한 하나은행은 외부 출연진 개런티와 팸플릿 인쇄비, 다과회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은 아무 부담없이 매번 음악회에 참여해 성악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성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은 별도의 동호회를 조직, 매월 셋째주에 모여 자체적으로 연주회도 갖는다.
 
장득상 동호회장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개레슨 프로그램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을 것”이라며 “신 교수의 열정적인 강의를 듣기 위해 지방에서도 시간을 내 찾아오는 팬이 많다”고 말했다.
 
3주년 음악회는 5일 오후 7시30분 열린다. ☎543-6752, 3446-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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