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 통일염원의 밤 행사가 8일 인천시 강화군 성산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려 북한예술단원과 청소년들이 한마음이 되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 최종철 기자 choijc@kihoilbo.co.kr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인 이 땅! 그러나 문화의 차이는 있어도 함께 할 뜨거운 숨결이 남아있어 우리는 통일을 소원합니다.”
  8일 평양예술단의 화려한 공연은 유명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통일염원 대장정에 참여한 400여 명의 청소년들은 힘찬 박수로 평양예술단을 맞이했다.

  6km의 행군을 마친 후였지만 청소년들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축제의 문화 공연을 즐겼다.

  평소 접하기 힘든 북녘의 춤과 노래지만 여느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환호성이 공연이 열린 강화군 성산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 울려 퍼졌다.

▲ 제4회 전국청소년 통일염원 문화대회가 9일 본보 주최로 인천시 강화군 마니산 상설공연장에서 열려 홍일표 정무부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최종철 기자 choijc@kihoilbo.co.kr
  평양예술단도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청소년들의 호응에 화답했다.

  이날 공연단은 비둘기의 날개 짓을 형상화한 남성 무용수의 독무를 비롯해 `닐리리 맘보', `밀양아리랑', `신고산타령' 등을 선사했다.

  또 남한에도 잘 알려진 노래 `휘파람' 및 `바이올린 독주' 남녀 한 쌍의 간드러진 사랑이야기의 `쌍무' 등도 준비했다.

  특히 춤추는 동안 옷 색깔이 변하는 `마술옷 공연'이 펼쳐지자 청소년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신기해했다.

  그러나 공연의 백미는 뭐니 해도 공연단과 청소년이 함께한 `우리의 소원'이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며 얼마나 가까운 곳에 우리의 동포들이 있는지를 몸소 느낀 것.
  평양예술단 한 관계자는 “북에 여러분과 비슷한 나이의 아들이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있으니 하루빨리 통일이 돼 (아들을)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이를 지켜보던 청소년들은 “울지마. 울지마”를 외치며 함께 아파했다.

  통일은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며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다.

▲ 2007통일염원 대장정에 참가한 신명여고 박수현 학생이 완주를 마치고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 최종철 기자 choijc@kihoilbo.co.kr

“통일에 대한 체험을 하고 싶어 참가했어요. 이번에 글짓기 부분에 출전하거든요.”
 박수현(인천 신명여고)양은 평소에 가진 통일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몸으로 느끼고 싶어 통일대장정 참가를 결심했다.

 학교 교육 및 방송매체를 통해 가끔 통일에 대해 접해보긴 했지만 분단의 현실을 느끼기엔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서였다.

 “직접 북녘 땅을 바라보며 우리 민족의 암울한 현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답답하네요.”
 북녘을 설명하는 군 관계자가 ‘적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나 안보를 위해 사진 촬영을 금지한 것,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진 철조망 등을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들은 것이다.

 박 양은 “우리 청소년들의 생각은 어른들과 다르다”며 “북한 사람들도 우리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장정을 통해 조금은 구체적으로 통일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 우선 어른들이 생각을 바꿔야 해요. 그들(북한)은 우리와 같은 이웃이잖아요.”
 박 양의 작은 외침이 통일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 제4회 전국청소년 통일염원 문화대회가 열린 9일 체험행사 부스에서 김진희 인천시 여성복지보건국장이 도자기체험을 하고 있다. / 최종철 기자 choijc@kihoilbo.co.kr
통일염원 인터뷰 김진희 국장

 “강화도는 인천에서 북녘 땅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불과 강줄기 하나를 사이로 남과 북이 마주보고 있다. 또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장소다. 수많은 외세의 침탈을 몸소 담고 있는 곳으로 고려시대엔 수십 년 간 도읍지였던 곳이다. 역사와 문화적으로 뜻깊은 이곳이기에 이번에 통일염원 청소년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인천시 여성복지보건국 김진희 국장은 통일 축제가 한창인 강화 마니산 행사장에 9일 참석, 이같이 밝혔다.

 여러 면에서 강화의 이미지와 통일염원이 맞물린다는 것.
 김 국장은 “올해부터 인천시 행사를 넘어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향후 이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고 했다.

 통일이 단순한 인천시민만의 염원이 아니기에 이를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통일염원 대장정을 실시했다. 청소년에게 직접 철조망이 가로막은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통일염원 축제가 단지 청소년의 문화행사에 그치지 않고 통일에 대한 신심을 가슴마다 새기길 바라는 마음이 대장정의 의도였다.

 그는 이날 행사장에 참석해 도자기 빚기 체험행사에 참여하는 등 청소년들과 축제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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