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야당 당사를 방문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오후 한나라당사를 방문해 박희태 대표권한대행과 영수회담을 갖고 대북송금관련 특검법 등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관련기사 3면〉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은 10일 오전 한나라당사를 방문, 박 대행과 만나 영수회담 개최문제를 조율한 뒤 “11일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사로 오기로 했다”면서 “대통령과 아직 협의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로 봐서 이쪽(한나라당)에서 오시라고 하면 오시기 때문에 제가 오시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11일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됐다”며 “(방문)시간은 오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박 대행이 `당 분위기는 대표 혼자 청와대 가라는 분위기이나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에 오겠다고 했으니 오는 게 좋지 않느냐. 단독회담시 당내에서 오해와 뒷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영수회담 의제와 관련, “의제는 정해진 것이 없으나 만나면 여러 사안이 논의되지 않겠느냐”면서 특검법과 관련해 “누차 얘기했지만 진상 규명은 하되 지금처럼 할 경우 남북관계의 신뢰도가 훼손될 것을 우려, 여야 정치권이 협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면담에서 유 수석은 “대통령은 솔직히(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부정적이나 민주당의 특검 반대와 특검이 실시되면 남북대화 채널이 없어진다는 일부 학자들의 지적에 현실적인 우려가 많아졌다”며 “그래서 남북관계의 신뢰가 금가지 않는 선에서 특검을 실시하는 조건부 특검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행은 “우리는 더 이상 물러날 땅이 없으며 비밀유지가 안된다는 부분은 특검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조건부 특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유 수석은 “우리는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조흥복기자·hbj@kihoilbo.co.kr
정해룡기자·jh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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