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선임과 관련해 1년 이상 파행운영을 거듭하며 민영화까지 거론되고 있는 인천전문대 사태가 조만간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중으로 학사운영 정상화를 위한 비상감독권이 발동될 전망이라는 보도다. 주지하다시피 시립 인천전문대는 지난해부터 1년 이상 학장선임을 둘러싸고 총학생회와 총동문회 그리고 대학 교수들간 이견으로 학내 구성원간 갈등과 불신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어디 이뿐인가. 대학운영을 총괄할 학장만 공석인 게 아니라 학사운영을 담당할 교무처장과 기획예산과장, 학생과장까지 비워있다니 학사운영에 큰 차질을 빚어 학생과 학부모만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형편이 이러할진데 어느 누가 정상적인 대학이라고 평가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인천시는 학장선임을 위해 1월초 한달 기한으로 대학측에 학장임용후보 재추천을 요구했으나 후보추천이 안되고 있어 더 이상 파행상태를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에 시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까지 대학측과 협의를 거쳐 원만한 합의점을 모색하겠지만 학장 임용후보 추천을 계속 거부할 경우 대학 정상화를 위해 다음달 중으로 제3의 인물 영입 또는 관선이사 형식의 대학정상화팀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문제는 인천시의 이같은 비상감독권 발동이 이를 명시하는 법규가 없어 대학자율권을 주장하고 있는 교수협의회측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법적다툼은 물론 대학측의 반발로 인한 또 다른 파행사태도 예상된다는 점이다. 자칫 교각살우의 형국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인천전문대는 인천대학교와 함께 94년 시립대로 전환돼 그동안 두 학교에 모두 1천533억원이 투입됐다. 시민들은 `시립대학'이라는 이유로 연평균 170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지원해온 것이다. 그러나 인천시민 얼마가 시립대학에 애착을 갖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시립대의 현주소는 비정상적이라 본다. 이러다보니 결국 인천시가 인천대의 국립대 전환 및 인천전문대의 민영화 추진을 공식표명하기에까지 상황이 급전됐다. 시립대학이 인천시가 동북아 중심도시로 웅비하는데 엔진축이 되기를 기대하는 시민이 많다. 이 때문에 우리는 본란을 통해 누차 대학정상화를 촉구해온 것이다. 학생, 교수, 동문회, 인천시, 시의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보다 현명한 자세로 하루속히 시립대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슬기를 모아야 한다. 아무래도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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