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점숙 경기도의회 의원

 20여 년간 우리 경기도 발전의 족쇄 역할을 해 왔던 수도권 규제에 드디어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30일 정부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국토이용효율화 방안을 통해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공식화 시킨 것이다.

미국발 국제 금융 위기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국내 경기의 침체를 수도권 규제 완화로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유도해 수도권을 세계적인 광역경제권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정부의지의 천명으로 보인다.

서울이 수도라면 수도권은 경기도라는 등식에 따라 그 동안의 수도권 규제는 경기도의 규제와 다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경기도의회 의원으로서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경기도에 투자하고자 했던 국내외의 많은 기업들이 수도권 규제에 의해 포기하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던 경험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에 더 나아가 혹시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지난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함께 ‘중국, 싱가포르 투자유치 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다. 
새벽 6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동행할 방문단과 눈인사를 나누면서 중국·싱가포르 투자유치 활동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공항에서 김문수 지사는 작은 수첩에 무언가를 열심히 기록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문수 지사와 나를 포함한 도의원 3명과 평택항 관련 공직자들, 그리고 기자들을 포함해 15명의 방문단은 8시 45분 상하이로 출발한 비행기에서도 김 지사는 수시로 그 수첩을 꺼내 확인하고 또 적어 넣고 있었다.  얼핏 봐도 검정 글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김 지사와 함께 중국과 싱가포르를 찾아가 투자유치, 그것도 내가 사는 평택항과 그 배후단지를 위한 투자유치 활동에 나선다는 뿌듯함과 적지 않은 사명감으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빠듯하게 짜여진 일정에 따라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에서 두 차례의 투자설명회와 6건의 투자협약, 현지진출 국내기업인들과의 간담회 두 번과 잠재투자자와의 상담, 그리고 현지 주요 시설들을 둘러보고 돌아온 것이 이번 방문단의 실적이다.

김 지사는 가는 곳마다 “대한민국의 중심이 바로 경기도와 평택이다”라고 강조하고 특히나 “택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구”라고 소개하면서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

도지사라기보다는 기업체의 세일즈맨이 된 듯이 평택항에 중국과 싱가포르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고 호소하며 쉴 틈 없이 강행군하는 그의 정열적인 모습에서 경기도의 미래는 무척 밝다는 희망을 느끼면서도 경기도의 최대 아킬레스라 할 수 있는 수도권의 규제 만큼은 어쩔 수 없는 족쇄였다.

“이렇게 우리가 열심히 뛰는데 안 될 리가 있습니까?”라는 김 지사의 말에 내심 ‘도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와 비수도권과 싸워서라도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다짐을 되새기고 돌아오자마자 수도권 규제의 빗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더욱 기쁜 마음이었다.

방문 일정 내내 김 지사가 수시로 꺼내서 적고, 확인 하던 작은 수첩 하나를 보면서 수행원이나 비서를 통해 골프 부킹 일정이나 체크하는 어떤 정치인들과는 분명 달라 보였다.

그 작은 수첩 안에 경기도의 희망찬 미래가 있었고, 그 희망이 수도권 규제를 푸는 열쇠가 됐음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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