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암에서 2010년부터 7년 동안 개최될 F1(포뮬러1)대회는 우리 자동차 산업 및 문화에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자동차 산업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이제 선진국 수준으로 발돋움 했고, 짧은 기간에 이렇게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국가는 유일하다 할 수 있다.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3대 수출 품목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했고 국내 고용율 등 각종 지수에서 약 10%에 이를 정도로 국가 기간산업이 돼 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문화적 발전은 뒤쳐져 있어 진정한 선진 자동차 국가로서의 면목은 부족한 실정이다. 자동차 산업과 문화가 조화된 나라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 최고 최대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대한민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드높인 것도 자랑할 만하다. 다른 어떤 행사보다도 뛰어나고 인상 깊게 만든 우리의 재주는 남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크게 아쉬운 것은 자동차 산업과 문화의 꽃이라고 하는 F1대회를 치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의 하나인 F1대회는 단순하게 자동차 마니아나 관계자만이 즐기는 단순한 달리기 운동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F1대회를 나와는 관계가 없는 무관한 대회라고 판단한다. F1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 이렇게 좁은 것은 그 동안 F1대회를 유치한 전라남도의 홍보 부족도 크고 타 매체의 무관심과 부정적 인식도 문제이고 정부의 책임도 크다. F1대회는 단순하게 보는 행사가 아니라 우리의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그 동안 우리가 줄기차게 언급했던 원천 첨단 자동차 기술의 부족을 매워줄 수 있고 죽어있는 자동차 튜닝 등 애프터마켓 시장을 선진형으로 키울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특히 우리에게 부족한 자동차 문화를 균형있게 키울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단순하게 빼기 더하기를 통한 수익모델의 계산보다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 확보라는 측면에서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가 치렀던 올림픽이나 월드컵도 단순한 수치 계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무형의 자산을 생각한 것처럼 F1도 그렇게 봐야 한다. 더욱이 월드컵 등은 한 달도 채 안 되는 개최 기간을 위해 10개가 넘는 경기장을 짓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되는 반면에 F1대회는 한 경기장에서 무려 7년 동안 매년 개최되는 이점도 있다. 단순하게 돈 계산만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전라남도 F1대회가 여러 가지 어려운 제제를 겪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세계가 금융위기 등 어려움에 있는 만큼 대회가 치러지는 2010년에 여러 측면에서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채 2년이 남지 않은 이 시점 경기장 건설 약 35%의 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월 말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점검하고자 코리아 F1 국제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됐다. 나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여러 대안을 내놓았다. 모두 함께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논리를 모은 기회였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를 무산시킨 우리나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와주어야 한다. 장단점만을 논하지 말고 전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논란에 휩싸여 있는 F1대회 지원특별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안정된 재정적 지원과 국가적인 차원의 홍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행사는 전라남도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의 행사이며, 장소만 전라남도에 제공하고 있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라남도에서도 앞으로 남은 짧은 기간을 최고 최대의 인적 인프라 구축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대안을 내세우고 동의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대기업의 협찬은 필수적인 만큼 최선을 다해 이루어야 한다.
세계적 위기가 이 행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업은 위축되고 현금이 돌지 않는다. 특히 중국 상하이 서킷이 관중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2011년 이후의 F1경기 협약에 실패했고 뛰어난 엔진으로 F1대회를 주름잡았던 일본의 혼다자동차도 F1대회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해 주변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도 문제다. 모든 것이 위축되는 요즘 극복해야 하는 과제 또한 늘고 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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