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아쉬운 점도 있지만 재미있고 신이 나게 회장직을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3년도 지역 건설계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내막을 모르는 이들이 보기에 IMF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천지역의 건설업만큼은 예외로 보인다.

2009세계도시축전, 경인운하 건설,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경제자유구역, 도시재생사업 등 수십조 원에 달하는 공사가 올해 인천지역에서 벌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건설업만은 호황을 누릴 것이라 예단하기 쉽다.

하지만 최저가 낙찰제 확대, 민간투자사업의 확대 등으로 각종 제도가 바뀌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인천에 유입되면서 인천지역 건설업체들 중 ‘강 건너 불 구경’하고 있는 업체들이 대다수다.

타 지역 건설업체에 비해 비교적 자금과 기술력이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상황에서 인천지역 건설업체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목소리를 내야 할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제14대 회장에 최근 연임된 황규철(56·경림건설㈜ 대표이사)회장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황 회장을 만나 연임 소감과 함께 인천지역 건설업계가 안고 있는 과제와 문제점, 향후 계획 등을 알아봤다.

다음은 황 회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제13대 활동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3년 전 회장직을 맡으면서 회원들에게 지역 중소 건설업체 수주물량 확보와 권익 보호,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를 통한 협회 위상 제고, 불우이웃을 위한 나눔경영 실천, 협회 사무처의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과 회원 서비스 강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당시에는 전임 회장과 나이 차이도 있고 워낙 전부터 하고 싶은 직책이어서 젊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잘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달려왔는데 3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회원들과 함께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0~20명의 회원들과 함께 만남의 장을 수시로 가진 일과 음악회를 통해 건설인들만의 협회가 아닌 시민과 함께 하는 단체로 걸음을 뗀 일 등은 기억에 남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워낙 다양한 규모의 업체가 함께 있다 보니 이를 같은 지역 기업인의 입장에서 유연하게 묶어나가는 일은 제게 숙제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인천지역 건설업계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연임하시게 됐는데 새로운 임기 활동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삼성전자는 처음에는 작은 전자회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일본의 세계적인 업체 소니를 따라잡았습니다.

이와 같이 인천지역 건설업체들이 당장의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꿈을 갖고 업역과 환경에 맞게 투자해 나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의 3년 동안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생각하고 중소 건설업체 업역 확대를 통한 양극화 해소,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환경 개선, 회원사 간 화합하는 협회 등을 목표로 나아가겠습니다.

또 계속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사무처 운영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중산층 이상의 지위를 영위하는 건설인들이 지역에 기여하는 나눔경영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협회에서 구체적으로 올해 어떤 사업을 수행할 계획인지 알고 싶습니다.

▶지난해를 통해 인천시의회에서 지역건설산업활성화 촉진 조례를 제정하고 대형 공사의 지역 건설업체 참여 수주를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가 많았습니다.

올 2009년을 통해서는 우선 대형 공사 공구분할발주를 통한 수주 확대를 추진하고, 공공기관과 민간이 합동으로 추진하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에 지역 중소 건설업체 참여 우대를 추진하는 등 여건 개선에 나서겠습니다.

또 건설 현장 시찰, 기술세미나 등 중소 건설업체 대상 교육 프로그램 지원, 건설관련법 등 제도의 합리적 개선 추진과 함께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 업체 퇴출에 앞장서는 등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건설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천지역 건설경기는 활발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천지역 건설경기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오랜 시간을 인천과 함께 하면서 인천은 무한한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꿈이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시작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 역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가장 밑받침이 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건설산업도 어려움이 큰 한 해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2009년 세계도시축전,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설,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본격화 등에 힘입어 타 시·도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건설업체 양극화 등으로 수주환경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지만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협회와 회원사들이 함께 노력을 강구한다면 돌파구는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역 건설계에서 타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건설경기 활성화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에 대한 회장님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인천의 사업물량은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거의 모든 사업이 수백억 원은 물론이고 많으면 수조 원 단위의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어 지역 중소 업체가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정부 및 정부 투자기관 공사의 지역 업체 의무시공 비율을 현 30%에서 49%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PF사업에 지역 중소 건설업체 참여를 우대해 줄 것과 최저가 낙찰제 대상 공사의 지역 업체 참여 시 우대책으로 지역 업체 참여도를 배점 항목으로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공공기관 대형 공사 발주 때 지역의무공동도급 대상 공사인 222억 원 미만으로 공구를 분할해 발주하는 것과 함께 민간공사 인·허가 때 지역 업체 참여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최근 정부도 건설업계에 대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만큼 상위법 개정 등의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회원사들이 노력한다면 최소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공사는 지역 업체가 시공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끝으로, 아시다시피 대형 건설사들이 늘상 지적하는 것이 지역 중소 업체들의 낮은 경쟁력입니다. 이는 지역 건설업체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큰 업체와 영세 업체 사이의 양극화 심화로 나타나는데요. 이러한 현안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이 어떠하신지, 그리고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실적 위주의 건설제도와 고기술, 고품질 수요 속에서 발주기관이 대기업의 선호가 심화되면서 중소 건설업체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상위 10%가 종합건설업 전체 수주액의 80%를 점유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턴키, 대안 일괄입찰 등 제도상 대형 공사를 중소 건설업체보다 대기업이 참여하기 유리하게 된 것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결 방안으로는 PF사업 등 민자사업 및 재정사업의 지역 중소 업체 참여가 확대돼야 하고, 이것이 이뤄지기 위해 공사 규모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해 중소 건설업체의 수주물량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분할발주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예산회계법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대형 업체에 유리한 턴키, 대안공사 물량을 축소해야 할 것입니다.

또 지역 중소 건설업체가 육성되려면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억제하고 중소 건설업체들이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공동도급 제도의 합리적 시행,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및 최저가 낙찰제의 보완 등을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역 업체들도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기술력을 제고시켜 나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원사 모두 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규철 회장 주요 약력
1999 JC특우회 중앙 부회장
2002 인천시 아마추어 복싱협회 회장
2002~ 현 경림건설㈜ 대표이사
2005~ 현 인천시체육회 상임이사
2006~ 현 인천시 지역건설산업활성화추진위원회 부위원장
2007~ 현 인천상공회의소 상임위원
2007~ 현 시립인천전문대학발전후원회 회장
2007~ 현 ㈔푸른인천가꾸기운동 시민협의회 공동대표
2008 ~현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문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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