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점숙 경기도의회의원(한나라당, 문화공보위원)

21세기는 문화 역량이 국력을 상징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세계적 석학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 헌법에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추구할 권리’ 등을 규정한 조항은 문화 복지의 중요한 이념적 근거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문화는 인간의 삶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말이다. 그러나 문화는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인간이 사회생활을 할 태고 때부터 존재해 온 것이다. 다만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와 발전을 지속해 온 역사의 산물이며 때로는 역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면 오늘날의 문화의 모습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 것인가?
오늘날 문화의 위상과 가치는 놀랄 만큼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문화의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에 놀랐고 이것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영국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헐리우드의 수많은 블록버스터, 일본의 게임산업기 닌텐도가 그 대표적 사례다. 예컨대 1992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쥐라기 공원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현대차 150만 대 수출액과 맞먹는 금액이라니 과히 그 문화의 힘이 위력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들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선진국들도 소위 문화산업의 육성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앞으로도 문화는 단순히 인간의 여가를 즐기는 도구일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의 문화를 생산해 국가의 브랜드가치를 높임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문화의 경제적 가치만 중시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경기도가 지향해야 할 문화정책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할 사항들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지난해 9월부터 불어닥친 경제불황으로 문화복지 수혜에서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들도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주목해 이들에게 문화의 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들에게 양질의 문화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경기도미술관이 구석 구석을 찾아가며 개최하는 ‘함께하는 미술관’ 행사는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싶다. 아직도 경기도가 운영하는 훌륭한 시설인 ‘경기도문화의 전당’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앞으로 경기도 문화당국은 생업에만 매달리며 문화를 등진 채 힘겹게 살아온 도민들을 경기도가 운영하고 있는 훌륭한 문화시설을 보고 이곳에서 문화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나아가 도민들, 특히 문화소외계층의 문화욕구에 귀를 귀울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

두 번째로는 문화예술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학교에서 1주일에 한두 시간 하는 미술, 음악 시간의 수준이 아니다. 사람의 심성을 도야하고 사회적 책임의식을 함양하며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창의력을, 노년과 소외계층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은 심도있고 적극적인 교육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다. 최근 유럽과 미주의 주요 국가들이 일찍이 문화예술교육을 제도적으로 실시해 많은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바도 있다. 얼마전 경기도가 경기문화재단 주관하에 야심차게 ‘경기창조학교’를 개교한 것은 바람직한 시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은 어느 한 기관이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기관이 함께 협력하여 종합적으로 시행돼야 함도 아울러 강조하고 싶다. 경기도의회는 이 같은 문화예술교육을 제도화하고 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금년 내에 조만간 전국에서 최초로 ‘(가칭)경기도문화예술교육진흥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문화중심지다. 그러나 우리의 경쟁상대는 파리, 비엔나, 런던, 베이징 등 세계의 문화도시다. 우리 경기도는 이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누며 경쟁할 능력과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부족한 2%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제언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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