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시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리 약사회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에게 다가서야 합니다.”
의약분업 실시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요즘, 일반 시민에게 비친 약국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병원 의사가 내준 처방전을 들고 찾아가면 그저 처방전에 쓰여진 대로 약을 주는 곳. 혹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신다는 피로회복제를 슈퍼마켓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르는 곳 정도로 비쳐질 법도 하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당사자인 약사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까.
대부분 과거를 떠올리며 안타까워 하는 이들이 태반이겠으나 “왜곡되고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현실은 반드시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이들도 여럿일 테다.

논란일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그 논란을 우회하기보다 정면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이가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2표 차라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제13대 인천시약사회장에 당선된 송종경(48)현 부평구약사회장이 바로 그다.

‘젊고 건강한 약사회’를 표방하며 당당히 1천 인천약업인의 대표자로 나설 채비에 한창인 송종경 예비 인천시약사회장을 만나 그의 과감한 미래 비전을 들여다봤다.

송 회장을 만난 날은 37년 만에 내린 폭설과 강추위로 금방이라도 손발이 꽁꽁 얼 듯한 지난 14일 오전 11시.
부평구약사회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만난 그의 첫 인상은 작은 체구에 밝게 웃어보이는 습관 때문인지 왠지 이웃집 삼촌 같은 푸근함이 앞섰다.

하지만 대화의 중반을 넘어서며 현안문제에 대해 서슴없이 던지는 그의 우직한 목소리와 손짓은 필시 좌중을 압도하는 아우라를 품고 있었다.

우선 송 회장에게 지난 선거 개표일에 대해 첫 질문을 던졌다.

당시 제13대 약사회장의 당락은 단 2표 차로 결정났었다.

“제12대 선거 당시 1표 차의 숨막히는 설전이 고스란히 재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손발이 떨리는 것은 둘째치고 ‘너무나도 드라마틱하다’라고 당시를 표현하는 게 맞을 듯싶습니다. 회원들의 심부름꾼으로서 ‘한 몸 바치겠다’는 신념을 믿고 저를 택해주신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송 회장은 제13대 인천시약사회의 목표를 ▶회원 중심의 회무 ▶화합하는 약사회 ▶약국의 변화 ▶시민과 함께하는 약사회 등으로 정했다.

또한 일반인의 약국 개설과 일반약 슈퍼마켓 판매 저지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그 어떤 회원님들도 지금이 약사회의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의약분업 이후 점차 시민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약국의 현 위치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약사회의 미래를 위한 특단의 대책과 미래 비전 제시가 선결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3년간의 회무 또한 인식의 변화를 꾀하는 데 매진할 것입니다.”
특히 송 회장은 “최근 불거진 일반인 약국 개설 저지와 일반약 슈퍼마켓 판매를 막는 일이 가장 큰일”이라면서 “인천시약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그의 패기만큼이나 인천시약사회에서는 기록적인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인천시 남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다 지난 2001년 부평구로 자리를 옮긴 지 2년 만에 부평구약사회장에 당선된 것.
약사회의 선례상 회무 장소를 옮긴 지 5년 정도가 지나야 약사회장 등에 출마하나 그러한 전통을 깬 인물이다.
그렇게 시작한 부평구약사회장 회무는 6년간 이어졌고 그러는 사이 부평구약사회는 가족같은 분위기와 회원들 간의 의기투합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놀라운 성장을 했다.

학연과 지연 등의 틀을 깨고 집행부와 회원들의 충언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 함께 시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는 노력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 그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송 회장은 언제까지나 부평구약사회에서와 같은 성장가도를 달릴 수는 없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도 했다.

이제 그에게는 시민에게서 멀어진 약국의 이미지를 제대로 되찾는 일과 위기의 약사회를 구하는 일이 숙제로 던져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많은 약업인들이 의약분업 등 정부의 정책에 책임을 전가하고 스스로의 노력은 등한시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까지나 정책 탓만을 할 수는 없는 일로, 이제는 우리 약업인 스스로 깨쳐 나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송 회장이 그렇게 제시한 해법은 ‘건강도우미 센터’로서의 약국이다.

일반 시민의 기초적인 질환에 대해 1차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
이를테면 ‘내가 먹고 있는 약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부작용은 없나’, ‘식생활과 운동요법 등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나’ 등 일반 시민이 할 수 있는 약에 대한 고민에 대해 직접 나서서 설명해 주는 일이다.

이와 함께 송 회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더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그것은 ▶약 바로 알리기 홍보사업 ▶흡연 및 음주에 대한 생활 습관 개선 ▶만설질환 등 인천 지역 노인에 대한 약물요법 등이 그 예다.

인간 사는 세상에서 수만 가지의 직업군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기본적이고도 절실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업인’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말하는 송 회장.
그의 당참과 기개는 다음 달 20일 새롭게 출범할 제13대 인천시약사회의 미래에 기대를 걸어 봄 직하다.

# 송종경 제13대 인천시약사회장 프로필
 
- 1962년생.
- 경희대 약대 졸(1991)
- 일동제약 개발부(1991)
- 인천시 남구 5반 반장(1997~2000)
- 인천시 남구 자율지도위원장(1998~2000)
- 인천시약사회 약국위원(1998~2003)
- 인천시약사회 약국위원장(2002~2003)
- 대한약사회 대의원(2004~2007)
- 부평구약사회 분회장(2004~현재)
- 전 남구 송원약국(1994~2000)
- 현 부평구 차세대약국 (2000~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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