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는 비록 부구청장에 대한 업무보고 취지는 좋은 점이 있고 아울러 상반기 업무결산의 의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연초에 구청장에게 업무보고를 한 데다 그 자리에 부구청장이 임석했고 특히 부구청장의 별도 업무보고 전례가 없으며 모든 실·과가 나서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직원들 사이 불만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한 직원은 “당장의 현안도 많은데 5~10년 앞인 2008년, 2013년 중·장기 비전과 그 비전에 대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는 것은 솔직히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구청장은 발로 뛰며 직원들의 짐을 덜어주고 있는 반면 부구청장은 오히려 짐을 얹어주고 있는 듯 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의 간부는 “부구청장이 올 초에 부임한 만큼 세밀한 업무파악과 행정파악을 하려는 데 따른 소신으로 봐야 한다”고 감싸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보고를 위한 보고'가 되는지는 조금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민선자치시대에 임명직인 부구청장의 위상과 업무한계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뭔가 의욕적으로 하다보면 청장에게 치이고, 다소 몸을 사리면(?) 무능한 부단체장이란 질곡이 가해졌다. 그러나 부단체장으로서 챙겨야 할 것과 말 것은 엄연히 구분되면 그 구분은 본인과 직원들이 잘 알 것이다. 이번 남구 부구청장의 실·과별 별도 업무보고가 순탄하게 이뤄질런지 무척 궁금해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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