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구 부구청장이 2003년도 주요업무추진 실적 보고를 받는다며 각 실·과에 공문을 발송하자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어 부구청장의 업무욕심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연인즉 남구는 오는 20일부터 매주 화요일 부구청장 주재로 올해 업무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중·장기적 비전 및 전략모색을 통해 업무추진이 미진한 사항에 대해 효율적인 대책을 강구하며 업무추진의 내실을 도모하기 위한 보고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비록 부구청장에 대한 업무보고 취지는 좋은 점이 있고 아울러 상반기 업무결산의 의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연초에 구청장에게 업무보고를 한 데다 그 자리에 부구청장이 임석했고 특히 부구청장의 별도 업무보고 전례가 없으며 모든 실·과가 나서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직원들 사이 불만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한 직원은 “당장의 현안도 많은데 5~10년 앞인 2008년, 2013년 중·장기 비전과 그 비전에 대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는 것은 솔직히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구청장은 발로 뛰며 직원들의 짐을 덜어주고 있는 반면 부구청장은 오히려 짐을 얹어주고 있는 듯 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의 간부는 “부구청장이 올 초에 부임한 만큼 세밀한 업무파악과 행정파악을 하려는 데 따른 소신으로 봐야 한다”고 감싸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보고를 위한 보고'가 되는지는 조금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민선자치시대에 임명직인 부구청장의 위상과 업무한계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뭔가 의욕적으로 하다보면 청장에게 치이고, 다소 몸을 사리면(?) 무능한 부단체장이란 질곡이 가해졌다. 그러나 부단체장으로서 챙겨야 할 것과 말 것은 엄연히 구분되면 그 구분은 본인과 직원들이 잘 알 것이다. 이번 남구 부구청장의 실·과별 별도 업무보고가 순탄하게 이뤄질런지 무척 궁금해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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