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주인은 팬들이고 야구 흥행의 주인공도 팬들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목표를 상향 조정해 90만 명 관중 동원을 목표로 하는 만큼 우리 SK 와이번스 구성원들은 팬들이 편안하게 문학야구장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지난 1999년 시즌을 마무리하고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2000년 1월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의 선수들을 영입해 그해 3월 인천을 연고지로 창단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이하 SK).
이런 SK 야구단을 1992년 SK그룹 입사한 후 SK텔레콤 홍보실 홍보팀장, 홍보실장, 전무 등을 역임한 ‘SK맨’ 신영철(55)사장이 명문 구단으로 새롭게 변모시키고 있다.

SK 수장으로 자리한 신 사장은 ‘야구단은 매년 없어지고 떠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던 인천팬들을 깨우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노심초사한 끝에 2007년 드디어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인천팬들이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데 성공한다.

특히 ‘구도 인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시도한 ‘스포테인먼트’ 마케팅 전략의 대성공과 함께 타 구단의 롤모델이 되는 등 국내 야구단에서 SK의 스포테인먼트를 벤치마킹하면서 그의 주가도 더불어 상승했다.

올 시즌 SK의 한국시리즈 정상 재탈환과 함께 새로운 도전으로 또 한 번 기적을 예고하고 있는 신 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신 사장과의 일문일답.
-올 시즌을 맞는 각오는.
▶그 동안 인천시민을 비롯해 SK팬들로 인해 SK는 너무나 많은 발전과 은혜를 입었다. 올해는 그런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팬들이 더욱 편안하고 즐겁게 야구를 구경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겠다. 그리고 구단은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명문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나가도록 하겠다.

-올 시즌 구단이 추구하는 목표는.
▶이제 야구단은 변해야 한다. 그 동안 경기력에 치우쳤던 사고를 버리고 타 구단, 지역사회, 국가 등을 생각하는 명문 구단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구단 우승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 이상인 팬들을 위한 야구단으로 거듭나야 할 때이다. ‘팬이 없는 야구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이론에 부흥, 팬들이 먼저 야구장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다.

-팬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러면 올해 문학야구장 관중 동원 목표와 그 전략은.
▶지난해 인천문학야구장은 찾은 관중은 총 84만여 명으로 역대 기록을 또 한 번 갱신하게 해 준 팬들에게 감사한다. 그래서 올해는 그에 힘입어 90만 명을 목표로 잡았다. 한 시즌 90만 명은 SK 홈 경기 횟수를 봤을 때 평균 하루 1만3천여 명이 문학야구장을 찾아야 한다. 쉽지 않은 목표라는 것을 잘 알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구성원들의 노력과 팬들의 사랑이 있다면 충분한 목표이며, 또 그 이상인 100만 명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국내 프로스포츠단 최초로 새롭게 시작한 ‘그린스포츠’에 대해 한마디.
▶범세계적 당면과제이자 정부의 핵심 정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프로야구의 현장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로 ‘그린스포츠’다. 이에 지난해 미국 출장에서 외국의 그린스포츠를 보고 발상한 것으로 곧바로 인천시장에게 제안했더니 흔쾌히 승낙하면서 인천시, 에너지관리공단, 야구단 등이 협력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이뤄졌다.

-그린스포츠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와 우려되는 점은.

   
 
▶야구팬들이 선수와 구단을 사랑해 주는 만큼 구단도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 SK가 먼저 국가적인 사업에 솔선수범한다면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스포츠도 친환경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면 결국 국민 전체의 의식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국책사업이 한낱 이벤트성으로 끝나서는 절대로 안 된다.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라는 책이 있는데 이 말처럼 논리와 이론으로 접근하지 말고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구단의 뜻을 우리 선수단도 같이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

-그린스포츠의 성공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일단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업이 정말 좋은 사업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그래서 ‘그린스포츠 대상’을 실시해 단체, 구단 구성원, 팬 등 그 대상을 폭넓게 열어 놓고 사업 기여도를 따져 수상하는 등 붐을 조성할 계획이다. 모든 사업은 씨를 심는 작업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올해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SK구단을 맡게 된 이후 늘 마케팅 콘셉트 개발을 고민해 왔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스포테인먼트’였다. 이후 ‘스포테인먼트 2.0’, ‘스포테인먼트 2.0+’ 등으로 계속 진화시켰고 올해는 4번째로 ‘그린 스포테인먼트’라는 장기적인 사업을 구상했다. 창단 10년을 맞는 올해 ‘SK가 하면 뭔가가 달라’라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혁신적 마인드로 유소년, 초·중·고교 야구의 활성화, 여성고객 확보 등을 위한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 파우더룸 조성, 새싹야구장 개장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팬 100만 명 시대의 근간을 이루도록 하겠다.

-야구단을 이끄는 경영자로서 야구구단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있다면.
▶이제 야구단은 오직 야구를 위한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 야구에 사회성을 입혀 더 넓은 곳을 향해야 한다. 물론 내부적으로 흑자 운영을 통한 재정 자립을 이끄는 것과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을 통한 경기에서의 우승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일 또한 구단의 할 일이다. 그러나 현대 스포츠는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명문 구단’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명문 구단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팬들이 원하고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스포츠구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SK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는 좀 부족했지만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일단 야구장을 많이 찾아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고 무엇보다 팬들이 편안하게 야구를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할 것이니 선수들과 같이 즐기면서 호흡하길 바랍니다.

〈프로필〉
나이 : 55
학력 :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철학박사
     현재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박사 과정

주요 경력
   1992년 SK 입사
   1997년 SK텔레콤 홍보팀장
   2002년 SK텔레콤 홍보실장
   2005년 SK텔레콤 전무(SK 와이번스 사장 겸 스포츠단장)
   2007년 SK 와이번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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