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만 (인천시 교육의원)
 가을 바람에 들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만선의 고깃배는 통통거리며 낙조의 바다를 가른다.

코스모스 구절초 억새꽂 각가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언덕위의 작은 학교, 향수를 만끽 할 수 있는 귀향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신도 장봉 이작 자월 무의 대청 연평 등지에 삼십여곳의 작은학교들이 도시와 농어촌 간의 새로운 교육문화 융합에 창의적 열정을 쏟고 있다.

작은학교, 우리들 영원한 마음의 고향 인천시민의 보물이다. 인천의 발전, 옹진강화 발전의 동력이다.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 감소는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문제점도 안고 있지만, 특히 농어촌 인구의 감소와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 통폐합의 위기를 만들어 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 고장 인천은 지역적으로 도시, 농촌, 어촌이 공존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지역적 특성 때문에 도시 지역의 학생 수가 많은 대규모 학교에서부터 강화, 옹진군 농어촌의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학교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1982년부터 현재에 이르도록 소규모 학교 통폐합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통폐합 또는 이전 재배치의 배경은 앞서 말한 저출산, 학생 수 이동 및 감소에 따른 학교공동화, 소규모학교의 비전공 교사 수업 및 복식학급 운영, 도심과 농어촌간의 학력 겨차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이라는 교육정책을 이와 같은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뷴배’라는 경제 논리로만 풀어가다 보면, 결국엔 학교가 없어져 학생들은 낯선 지역으로 옮겨 공부해야 하고, 이로 인해 이농이 심화되며 아이들은 향토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도시와 달리 강화, 옹진군의 농어촌 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소의 의미를 넘어 그 지역공동체 희망이다. 그 지역사회의 농어촌 문화 형성과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사회는 이래저래 생명력을 잃고 와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인천도 농어촌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해 작은 학교가 통폐합되고, 학교가 사라지면서 결국 마을 공동체는 깨지고 농협, 보건소 등 기관들이 떠남으로 인해, 마을 역시 황폐화 되어가는 악순환이 지금 이순간에도 거듭되고 있다. 그나마 통폐합의 위기를 일시 모면하고 현존하는 소규모학교에서는 언제 우리학교가 사라질까 학생, 학부모,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작은 학교의 통폐합을 막는것은 오히려 아이들의 교육의 질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강화,옹진군 농어촌의 지역현실을 보면 기계적인 통폐합만이 능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행·재정적인 면을 내세워 작은 학교를 큰 학교로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해 통폐합만 강요하거나,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본질적인 대책 없이 앞 다투어 숫자 끼워 맞추기식 폐교만을 모면 하는 경우 미래 인천의 주역인 농어촌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더 크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시적 통폐합이나 또는 통폐합에 대한 불안으로 문제만 제기하기 보다는 통폐합을 일시 보류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의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학교살리기를 넘어 새로운 학교 만들기의 win-win의 키워드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학교 모델을 인천교육이 제시하고 선도하기를 바란다. 작음 그리고 농어촌이라는 것이 폐교와 통폐합의 약점이 아니라 새로운 학교 모델과 특색있는 학교를 실천하는 좋은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싹틔워주기를 바란다.

작음 그리고 농어촌이 새로운 win-win의 키워드가 특색있는 학교, 차별화된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0년 폐교 위기에서 공교육 개혁의 모델로 새로 태어난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초등학교의 사례는 ‘작은 학교 지키기’를 넘어 ‘작은 학교 살리기’와 ‘새로운 학교 만들기’로 참 삶을 가꾸는 작고 아름다운 학교의 진화를 보여 새로운 교육희망을 가꾸고 있다. 영광에 있는 묘량중앙초는 사회복지법인 여민동락을 중심으로 지역민들이 주도적으로 ‘묘량학교 발전위원회’를 결성해서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획기적인 교육프로그램 운영비를 전면 지원하는 등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세웠다. 또한 본 의원의 선거구인 중구 관내 인천 용유중학교도 영어특성화 교육 등 작은 학교 살리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는 학교로 이루어내고 있다.

우리 옹진 강화군 내 농어촌의 작은 학교들은 하루 하루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통폐합의 위기만을 걱정하지 말고 작은 학교가 생존할 수 있는 도시와 농어촌이 공존 하는 새로운 교육 문화 창달을 위한 창의적 전략이 시급하다.

농어촌형 관광 체험학습마을, 농어촌 작은학교 유학제 등 작음과 농어촌의 시너지를 결합시켜 연구시범학교운영 등 많은 연구를 거쳐 좋은 대안이 제시되고, 자녀의 교육문제에 대한 어려움이 해소되어, 도시학교에서 오히려 강화, 옹진군의 농어촌 학교로 수소문해 찾아가는 인천발 ‘작은 학교 살리기’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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