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기호일보 기획위원

 지금 여야 정치판에서는 재·보궐선거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국민들은 보궐선거 관심보다는 내년 대통령선거에 대통령 후보로 누가 결정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60여 년의 헌정사에서 대통령에 관한 너무나 많은 시련을 겪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 동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대통령을 비롯해 시해 당한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대통령 임기를 끝내고 형무소를 다녀온 두 사람의 대통령과 재임 기간 자식들을 형무소에 보낸 또 다른 두 사람의 대통령이 있었고, 한 사람의 대통령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불행한 과거가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대통령의 상반된 평가를 보면 박정희 대통령을 당시의 압제에 짓밟힌 인권에 초점을 맞춰 철권통치 또는 암흑시대라는 말로 저평가하고 있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그때 정치권력과 관료가 주도하는 독재로 개발을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했겠느냐고 반문하는 양비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건국 60년을 숨가쁘게 살아온 민족이고 국가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가족들이 감옥을 들락거리는 자랑스럽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더욱 안타까운 일은 퇴임 후 존경받아야 할 전직 대통령들이 국가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많은 국민들에게서 냉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경제정책을 제시하고 꼭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새 대통령과 함께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경제상황이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3년이 지나 내년이면 다시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 대통령들의 독재·부정 축재·무능 등을 우리 정치 발전에 최대 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을 뽑을 때는 이 문제가 철저히 청소되어야 하고 이런 의혹이 있는 사람은 정치무대에서 확실하게 가려내야 민주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 시대가 바라는 대통령은 독재·부정부패·무능·무식 등 이런 단어가 더 이상 대통령에게 따라다니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다음 대통령은 민주적이고 청렴하고 깨끗하고 유능하고 박식하고 세계화의 시점에서 국제 정치의 흐름에 밝은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민족의 숙원인 통일 문제에 깊은 안목이 있어야 하고 경제발전에 대한 식견은 탁월해야 한다. 특별한 영웅이나 투쟁가보다는 모두의 의견을 조화시켜 민족의 힘을 용출해 낼 수 있는 선량한 관리자로 요건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건국 후 교육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데 어찌 이런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는 가치관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정치가 불신을 받고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개혁·경제개혁·사회개혁·의식개혁을 해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정작 앞에 나서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국민이 대통령 복(福)이 없는 것인지, 전직 대통령들이 복이 없는 분들인지는 몰라도 지금의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좌절과 실망을 안겨 주는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역사에 만인으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바람이다.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 그리고 행복하게 잘살고 싶은 것은 국민 누구나 바라고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살 수 있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고 훌륭한 대통령을 모시기 위해서는 조직과 바람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훌륭한 국민이 먼저 되어야 한다. 우리가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냉소적 자세를 버리지 못한다면 훌륭한 대통령을 선택하고 좋은 사회에 살겠다는 꿈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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