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돈 없어 아기 버리고’ ‘급식비 못내는 청소년 137만’ ‘빈곤층 삶 더 참혹해지는데... 표(票) 있는 대학생만 보이는가’ ‘세상천지서 등록금만 외쳐대’ ‘우선순위 모르는 정치인들 모두 정신 나간 것 같다’ ‘반값 등록금? 한나라당 미쳐 돌아가고 있다’ ’한국정치판에 분노한다.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 한나라당 쇄신파도 틀렸고. 당 지도부도 모두 틀렸고.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다. 어려운 계층을 생각하지 않은 채 표(票)에만 골몰한 정책이다.’ 지난 14일자 모 언론사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한나라당 출신 강명순 국회의원이 정치인들을 비판한 내용 일부를 옮겨온 글이다.

복지정책이 생색내기나 정치적 이용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복지는 자립이 불가능한 사람으로 국한해야 한다. 자립이 가능한 사람까지 선심성 복지를 베푸는 것은 효율성의 낭비라고 본다. 진정으로 저소득층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복지에 신경을 써야지 표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복지는 나라 망하는 지름길이다.

지난 1월 정부의 채무액이 346조1천억 원, 지방채는 25조5천351억 원, 건강보험 재정적자 1조 원이 넘는다는 통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치인들이 앞다퉈 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 등을 발표하더니 이제는 대학 등록금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정치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다. 기쁨은 마음을 움직일 때 가능하다. 정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 한 사람 두 사람이 모이면 관계가 형성되고 이 모든 관계를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바로 정치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모이면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인 행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는 역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가장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 편에서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국민의 대표로 일해 줄 것을 위임받은 사람들이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했다.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눈물을 닦아주며 힘들고 고단한 삶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것이 올바른 정치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배고프면 정치의 한 축이 무너지고 만다. 이것은 경제가 정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인은 정치를 몰라도 되지만 정치인들이 경제를 모르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복지정책으로 적자예산과 국가채무를 증대시켜 사회의 성장 동력과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가신용도를 하락시키는 것은 물론 밑바닥이 드러나고 독이 깨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내년 총선과 대선만을 위해 펼치는 정책은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일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결과주의의 시대는 안 된다. 수단과 방법도 정당해야 되는 과정중심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정치인들이 유념해야 한다.

물론 복지는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부여한 사회적 기본권이다. 취약계층만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복지의 혜택이 공평하게 돌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재원조달 계획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복지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자식들을 빚쟁이로 만드는 길이다. 정치를 논어에서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고 했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도 풍족하게 하고, 백성들이 믿게 해야 한다고 했다. 먹고 살기 어려워 아기 버리지 않고 빈곤층이 잘살 수 있도록 하고. 국방을 지키는 군인들이 풍족함을 느끼며 사기가 충만하도록 하고.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믿고 따를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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