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청교 경기본사

【광주】이제 사흘 후면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너무도 길게만 느껴졌던 지난 여름은 아침에 눈만 뜨면 비가 내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퍼붓는 물폭탄에 광주시는 엄청난 재산피해와 함께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대다수 이재민이 명절은커녕 편안한 잠자리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또한 요즘 미국·유럽 등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하강)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며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사상 최고치로 증시가 폭락했다고 연일 앞다퉈 전 세계 언론이 빅 뉴스를 토해내고 있어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정치는 무상급식 찬반을 놓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에 부쳤으나 낮은 투표율로 오 전 시장은 개표도 못해 본 채 시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벤처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교수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며 모든 걸 다 바꾸겠다고 서울시장직에 도전하겠다며 깜짝 이벤트를 하지 않나, 주민투표에서 승리한 곽 교육감은 승리의 기쁨도 채 느끼기도 전에 선거법 위반으로 영어에 몸이 될 위기에 처하는 등 새로운 이슈들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위기 속에 가장 안정되고 중심이 있어야 할 우리 정치가 레임덕 현상으로 인해 여야 할 것 없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보니 국민들의 따뜻한 밥그릇을 위한 글로벌 경제위기 대처는 고사하고 코앞으로 다가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만 여야가 혈안이 돼 있어 경제불황 속 서민들을 더욱 서글프게 하고 있다. 아무튼 아무나 쉽게 이길 수 없는 진흙탕 게임같은 물고 물리는 요즘 한국 정치는 정작 관심있어야 할 국민들은 관심없어 하고 정치인들만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귄세가 아무리 높고 좋아도 절기는 어김없이 바뀌어 하늘은 높아졌고 아침저녁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다. 이번 추석은 대내외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지갑은 가볍고 선물 고르는 마음은 무겁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우리 속담처럼 이번 추석을 계기로 정치·경제 모두 안정을 되찾아 국민들에게 보름달처럼 크고 환한 희망을 가득 안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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