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

 세상은 변하고 시대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데 인간의 이기적 욕심은 변하지 않고 벽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빈부위 벽. 학벌의 벽. 노사의 벽. 지역감정의 벽. 정파의 벽. 이데 오르기 벽 등 우리는 이러한 벽을 사이에 두고 갈등과 싸움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쩌다 상부상조하던 미풍양속이 사라져가고 오직 나 또는 내 집과 가족밖에 모르는 이기심이 가득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정말 답답하다. 남을 헐뜯고 모략하고 욕하는 것은 다반사요. 부모유산을 놓고 형제들끼리 치고받고 법정에서 싸우는 것도 모자라 그놈의 돈 때문에 살인까지 하는 한심한 사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단일조직과 이해상반된 조직도 마찬가지다. 관리직과 생산직이 한목소리로 회사를 위해 홍보할 때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모두 우리 회사가 최고라고 자랑하다가도 단체협약 임금협상 때가 되면 사용자 노동자로 갈라서고 이해대립이 심해지면 우리가 한가족이라고 할 때와는 정반대로 노사가 서로 비방은 물론 적대관계로 변해 비인간적인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또 일부 정치인과 관료들의 부정부패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이들은 돈과 권력만 있으면 겁날게 없다는 듯이 세상을 주물러오다가 유행처럼 번지는 각종 게이트에 연루돼 수많은 정치인과 관료들이 수난당한 것을 봐 왔다. 하지만 부정부패가 사라지기는커녕 ‘이국철 게이트’라는 새로운 게이트로 정국이 또다시 어수선하다. 
어느 시대이든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벽이 있고 부정부패가 있었겠지만. 이런 벽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이익만을 위해 못된 짓은 다하면서 가면을 뒤집어쓰고 위기의식이 부각되면 화합을 외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외치는 것은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자기가 먹을 양식은 가지고 태어난다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자식을 많이 낳아 대가족을 이루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리 세대는 부모들이 치맛바람 일으키며 요란스럽게 과외공부 시키지 않았고 특별한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훌륭하게 자라 제각기 생활터전을 구축하며 살아왔다. 물론 못 먹고 헐벗으며 여유 없어 문화생활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러나 그 시절은 정신적인 법도와 가치가 사회와 가정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마음은 넉넉하게 살아왔다. 지금처럼 서로 헐뜯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부정부패가 만연된 사회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돈벌고 출세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고 불법을 저질러도 그것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고 있다. 옛말에 나무꾼이 도둑질을 하면 밥 한 그릇이지만 원님이 도둑질을 하면 고을을 훔치고 임금이 도둑질을 하면 나라를 통째로 먹는다고 했다. 나무꾼은 배가 고파 도둑질을 했으니 하늘이 용서하지만 원님이나 임금이 도둑질을 하면 하늘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옛말이다. 아마 이들은 배부른 도둑들이기 때문에 마땅히 처벌해야 한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정치인은 뇌물을 받았어도 대가성 없는 정치후원금으로 치부했고. 관료나 권력자들은 이권청탁과 관계없는 떡값이라는 항변으로 처벌을 면하고 있지 않은가.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에 살고 싶은 것은 국민 누구나 바라고 원하고 있다. 그러나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새롭게 변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남을 헐뜯고 모략하면서 배부른 도둑질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제 우리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고 폄하할 것이 아니라 애정을 바탕으로 내일을 모색하는 데 서로 협조하고 화합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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