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물론 공식적으로 어느 곳에서도 발표한 것이 아니라 대꾸할 필요를 느끼지 않지만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매립기간 연장은 도저히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서구주민은 순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들린다. 그뿐이 아니라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상대책을 가지고 주민들과 논의할 것이라는 등 한마디로 ‘돈 줄 테니 너희는 쓰레기 속에서 살라’는 말일 것이다.
수도권매립지 때문에 서구주민들이 받아온 환경적 피해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루 1천500여 대의 쓰레기차량이 각종 악취에다 먼지와 오물 그리고 오수를 흘리며 내 집 앞마당을 지나가고 있다. 그것도 20년이 넘도록 말이다. 그러나 43만 서구주민들은 그 긴 세월 동안 고통을 당하면서도 서구주민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 시책이라 생각하고 수도권지역 쓰레기 대란을 막아주었고, 돌아오는 2016년이면 그 고통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 속에 참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와 환경부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런 서구주민들의 삶을 무시한 채 매립기간을 앞으로 28년간(2044년까지) 더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의 입을 빌려 이곳을 평생 동안 쓰레기매립장으로 하겠다는 망발로 서구주민들의 마음을 떠보고 있다. 이제 서구주민들의 분명한 요구는 2016년 이후 서울시와 경기도뿐만 아니라 인천시의 쓰레기도 더 이상 서구에 버리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서구주민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20년이 넘도록 악취와 분진을 마시며 살아온 서구주민도 서울시민과 똑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도 서울시민과 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살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후손들에게 물려줄 생활터전을 혐오시설이 아닌 친환경 관광명소로 물려주려고 한다. 만약 환경부나 서울시가 그리고 인천시에서 서구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매립지 매립기간 연장을 밀어붙인다면 서구주민들은 매립지 내 쓰레기 반입저지를 위한 극한투쟁도 불사할 것이다.
그동안 서구주민들이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매립기간 연장을 반대하고, 경인아라뱃길 조성으로 발생된 토지매각대금 1천500억 원을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수도권쓰레기매립지에 투자하라고 수차 요구했지만 환경부나 서울시에서는 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14년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인천시가 골프장을 비롯한 보조경기장 4개를 매립지 내에 건설하고자 환경부와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쓰레기매립지 매립기간 연장문제를 들고 나왔고. 매립기간 연장에 협조하지 않으면 인천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강경하게 나오던 서울시와 환경부에서 폐기물 반입수수료를 모아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적립금 중 1천700억 원을 들여 아시안게임 보조경기장 4개(골프장·수영장·승마장·사격장)를 인천시가 요구한 대로 건설해주겠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환경부나 서울시가 인천시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빌미로 매립기간 연장을 빅딜하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일이 없겠지만 만약 매립기간 연장을 조건으로 서울시나 환경부에서 지원을 주고받은 것이라면 서구주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정부로부터 국고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부족한 예산으로 2014년 아시안게임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1천700억 원을 지원받기 위해 인천시가 43만 서구주민들을 쓰레기장에서 평생 살도록 하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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