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안산에서 제일 높은 수암봉(해발 395m) 정상 부근에 무인 막걸리 판매대가 등장, 오가는 등산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수암봉은 등산로 입구부터 자신이 직접 가꾼 상추와 배추, 열무, 옥수수 등을 파는 아낙네들도 있어 도심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싱그러운 정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수암봉(우리암)은 인천방향 수인산업도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으며 약 30분 정도를 오르면 수암봉 정상을 거뜬히 오를 수 있다. 수암봉은 날씨가 쾌창한 경우 인천 앞바다가 훤히 보이고 서울도시외곽도로가 산 아래로 이어져 있어 오가는 차량행렬을 시원하게 볼 수 있다.
 
수암봉에 무인 막걸리 판매대가 등장한 것은 벌써 몇개월이 흘렀다. 수암봉 정상 부근에 막걸리, 오이, 고추, 당근, 고추장, 막걸리잔, 동전 및 지폐통이 가지런히 놓여있지만 정작 주인은 찾아볼 수가 없다. 무인 막걸리 판매대를 잘 알고 있는 등산객들은 자기 양껏 막걸리를 마시고 난 뒤 1천~5천원을 돈통에 넣고 등산을 계속한다. 막걸리를 마시고 그냥 가는 사람은 없고 판매대 근처의 질서가 문란하거나 쓰레기가 나뒹구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가는 사람마다, 산행과정에서 흘린 땀을 시원한 막걸리 한잔에 식힌다고 모두들 즐거워 할 뿐이다.
 
수암봉의 자랑은 그뿐이 아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인근 주민이 직접 가꾼 야채를 등산객들에게 아주 싼값에 팔고 있다는 사실이다. 10여명의 아낙네들은 오가는 등산객들에게 푸짐하게 덤도 주는 등 인심을 쓰고 있다. 아이들도 싱싱한 야채를 직접 보며 신기해 하는 등 산교육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인 막걸리 판매대는 양심이 살아 있다는 징조지요. 그러기에 수암봉은 우리의 친근한 벗입니다.” 수암봉 정상에서 만난 어느 등산객의 미소띤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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