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신을 받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당한 법의 집행과 정의가 올바로 세워지는 것이 보장되고 누구라도 억울한 법의 적용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목소리만 높았지 그동안 개혁이 이뤄진 것을 보지 못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원칙과 순리를 따르기보다는 편법과 요령을 부리는 것이 보다 능률적이고 그것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잘못된 관행과 습성에 젖어 있다.
한마디로 양심과 법을 준수하다가는 되는 일도 안 되고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식이 팽배하며 이른바 빽과 돈 봉투가 문제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관행을 무시했다가는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되기 십상이고 이른바 성공의 대열에서 소외되기 쉽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며 그러다 보니 원칙과 소신은 사라지고 소위 융통성이 사회생활에 필요조건이고 이것을 십분 발휘하는 사람이 유능한 사회인으로 대접받는 한심한 사회가 된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많은 국민들이 매사를 일단은 불신부터 하고 보는 습성이 있다. 무엇이든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믿지 않았고 어쩌다 믿었다가는 실망과 좌절의 쓴맛을 보게 된다. 그래서 사회를 불신하게 되었고 정치인들을 원망하는 풍조가 생겨났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흔히 양심에 비춰보라, 양심에 따라 행동하라, 양심에 호소한다는 등 양심타령을 자주하고 있지만 현재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 도덕적 사고의 실종과 가치관의 혼동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양심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잃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양심의 본바탕은 순수한 것이며 순량한 마음 그리고 온화하고 선량한 마음이라고 했다. 어떤 철학자는 양심을 일컬어 인간의 내적 법정(內的 法廷)이라고도 한다. 우리 마음속의 재판장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은 바로 우리 마음속의 재판장에 의한 논고요 심판이라며 양심은 인간의 마음의 청정작용을 맡은 샘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양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정의와 정도가 과연 얼마나 살아 있을까? 정치권이 국민에게 안겨준 무관심과 불신은 얼마나 될까? 한 번쯤 생각해보자. 양심을 저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는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여름 장마를 이용해 공장의 오·폐수를 몰래 하천으로 방류하는 사람, 장애인이나 어린이를 돕겠다며 국가나 사회단체로부터 보조금 또는 지원금을 받아 가로채는 사람, 법을 집행하는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하는 사람, 실천에 옮기지도 못할 약속을 선거 때 표만 의식해 선거공약으로 내놓는 정치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양심을 버리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뿐이 아니라 돈을 벌고 출세를 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됐고 부정한 행위인 줄 알면서도 비자금을 조성하는 양심이나 뇌물로 세금을 퉁 치는 양심이나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불법을 저질러도 그것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이 있지만 정치권력이 개혁이라는 말을 앞세워 법위에 군림하면서부터 법의 가치를 부정하고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비양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전에 양심(良心)이란 도덕적(道德的) 행위 또는 선악에 관한 전인격적 의식 심정이라 했고. 증세 철학에서는 선(善)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악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생득적(生得的) 능력의 총괄 개념이라 했다. 올바른 정치는 법의 지배가 확립되고 정의에 부합되는 양심과 원칙이 정착될 때 가능하다는 말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사고(思考)를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모두가 양심에 따라 사회를 건강하게 가정을 행복하게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 양심부터 먼저 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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