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들의 격전지가 된 여름 극장가에서 의미 있는 흥행행진을 이어가는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개봉한 '마지막 4중주'는 개봉 25일 만에 7만 관객을 돌파했다. 5만 관객을 돌파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영화는 개봉 4일 만에 1만, 9일 만에 2만, 18일 만에 5만 관객을 넘었는데 이 같은 흥행 속도는 40개 미만의 관에서 개봉한 예술 영화 가운데 약 3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워낭소리' 이후 가장 빠르다.

음악을 매개로 중년의 위기, 자녀와의 불화, 우정 등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시네필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몰리는 점은 고무적이다.

애초 전국 29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는데, 현재는 32개 관에서 상영 중이다.

 지난 5월23일 개봉한 '길 위에서'는 장기흥행에 돌입했다. 석 달 만에 4만 3천여 명의 관객이 들었다.

불교에 귀의한 비구니들의 생활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상영관이 10개 남짓에 불과하지만, 불교계를 비롯해 영화계 안팎에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추천 등 불교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덕이 크다는 게 영화배급사의 판단이다.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도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3만 관객을 넘어 순항 중이고,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독특한 영화 '까밀 리와인드'도 2만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다.

예술영화상영관 씨네큐브의 박지예 극장영화사업팀장은 "예술영화상영관인 무비꼴라쥬가 지난 4월 이후 10개 관이 늘어나고, 방학과 휴가로 영화를 보는 관객수가 늘어난 점 등과 맞물리며 예술영화들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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