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캐스팅과 흥미로운 소재로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혀 온 영화 ‘관상’이 오는 11일 개봉한다.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읽어내는 최고의 관상쟁이가 권력투쟁에 휘말린다는 스토리의 영화는 백윤식,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조정석, 이종석 등 지난해 1천300만 관객을 모은 범죄영화 ‘도둑들’과 비견될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연애의 목적(2005)’, ‘우아한 세계(2007)’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아 온 한재림(38)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역적의 자식으로 깊숙한 시골에 은거한 조선 최고의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상가이자 기생 연홍(김혜수)의 매혹적인 제안을 받고 처남 팽헌(조정석)과 함께 한양으로 향한다.

그러나 연홍의 사기극에 속아 울며 겨자 먹기로 무보수 관상을 봐 주던 그는 우연히 관상만으로 범인을 잡아내는 실력을 발휘하며 당대의 실력자 좌의정 김종서(백윤식)의 눈에 든다.

백발백중의 실력을 확인한 김종서는 내경을 문종(김태우)에게 천거하고, 문종은 어린 세자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며 “반역을 꾀할 역모자의 관상을 지닌 자들을 찾아내라”는 어명을 내린다.

왕이 선물을 하사한다는 핑계로 안평대군부터 조정의 대신들까지 권력과 가까운 모든 인물들을 살펴본 내경은 마지막으로 야심가 수양대군(이정재)의 관상을 보러 간다.

어수룩한 인상의 수양대군을 확인한 내경은 내심 안도하지만 한명회의 계략에 그가 보지 못한 실제 수양대군은 ‘이리’를 연상시키는 완벽한 역모상이다.

영화 관상은 실제 역사인 계유정난(1453년, 단종 1년)을 ‘관상쟁이’의 이야기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시나리오답게 극 초반의 코미디나 중반의 탄탄한 드라마도 지루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극의 최대 장점은 명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다. 표정 하나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송강호부터 핫한 배우인 이종석과 조정석,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안정감을 전하는 이정재·백윤식·김혜수의 호연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또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답게 화려한 의상 등 볼거리가 풍성할 뿐더러, 코미디와 드라마의 자연스러운 넘나듦은 추석 명절 온 가족이 즐기기에 좋을 영화다.

한재림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계유정난은 조선왕조에서도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관상가가 역사의 소용돌이에 얽혀 큰 슬픔을 겪게 된다는 것이나 긴 역사 안에서의 개인의 욕망과 운명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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