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

 졸업시즌이 다가왔다. 대부분의 학교가 매년 2월 중에 이루어지는 뜻깊은 행사이고 졸업하는 당사자나 학부모에게도 잊지 못할 기념식이며 추억거리이기도 하다.

특히 초등학교부터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식 가운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받는 것은 고등학교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고등학교란 ‘중학교 교육을 기초로 해 중등교육 및 실업교육을 베푸는 학교’라고 간단히 서술될 수 있지만 실상 고등학교로서의 이어온 역사와 교육의 중요성은 매우 중차대하다.

1949년 공포된 교육법에 의해 설치된 고등학교란 말은 1906년부터 11년 ‘조선 교육령’ 반포 이전까지 중등교육기관의 명칭으로 처음 사용되었다.

또한 중학교에서는 수업연한을 7년으로 해 심상과 4년, 고등과 3년을 두어 중학 4년 과정 수료자가 고등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실제로 고등과를 설치한 학교는 없었고 일본에만 설립되어 있었으므로 수업연한 4년제의 초기중등교육기관에 해당했다. 이후 학제에 변화를 거듭해 왔다.

광복 이후 1946년 중등교육기관을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나누어 고등중학교의 수업연한이 6년으로 되고 전기 3년을 중등과, 후기 3년을 고등과라 했다.

49년 ‘교육법’ 공포에 의해 최초로 발족된 고등학교는 2~4년제였는데, 50년에는 학제를 통일해 3년으로 되고 이듬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완전히 분리해 6-3-3-4제의 학제가 확립되었다.

이어 1965년 중등교육 10개년 계획을 세워 실업계 확충과 학교의 지방분산에 노력했으며 1977년에는 일반 중·고등학교에 야간제 특별학급과 산업체 부설학교가 마련되었다.

무엇보다도 고등학교의 과정은 한 사람의 뚜렷하고 확고한 인격형성과 자질 그리고 기초적이면서도 보편 타당성의 학문과 습성을 닦는 연마장이라 할 것이다.

즉, 한 국민으로서 필요한 품성과 기능 및 국가사회에 대한 이해와 건전한 비판력을 기르며, 민족의 사명을 자각케 함과 동시에 체위의 향상을 도모해 개성에 맞는 장래의 진로를 결정하게 하고, 일반적 교양을 높이며 전문적 기술을 함양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물론 개선할 고교 교육의 문제도 적지 않다. 사회 전체에 깔려있는 학력주의 풍조, 대학입시 준비교육 위주의 과열현상으로 인한 사회경비의 과다 및 지식 편중,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대한 배려의 부족, 암기위주의 획일화된 교육 등 난제가 쌓여 있다.

학교 경영상에서도 ‘학습권 조례’ 등에 의한 자율권의 위축, 변칙적 교과운영 및 평준화로 인해 개인차에 따른 지도의 어려움, 급식에 따른 경비와 음식 질의 괴리, 진취적인 생활지도와 각종 동아리 지원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1976년 4월 무역협회의 후원으로 수출진흥차 유럽을 순방할 때 당시 그리스 대사였던 채명신 장군이 수도인 아테네 시내의 중국음식점으로 점심식사를 초대해준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장군을 역임한 분임에도 불구하고 월남전 같은 무용담보다는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있다”며 당시의 교육제도를 심하게 질타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 교육이야말로 이 나라를 튼튼하고 융성하게 이끌어 나가는 첩경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

최근 나는 모교 총동창회 회장 자격으로서 119년 역사의 인천고등학교 졸업식에 축사를 하게 되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학부형들, 많은 선·후배들, 지역의 국회의원 그리고 주인공인 졸업생 483명이 자랑스럽고 믿음직하게 자리를 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노래 대신에 씩씩한 후배가 우렁차게 송별사를 한 이후, 졸업생 대표가 사은사로 “고마운 선생님들, 부모님의 은혜 그리고 친구들아! 우정을 변치말 것이며 우리 사회에 나아가 성공하여 주위분들에게 보답하자”라고 힘차게 외칠 땐 그저 감동해 코끝이 시큰해짐을 느꼈다.

그리곤 예전의 식순에 따라 진행되었는데 졸업생 일일이 악수를 하며 졸업장과 축하를 건네는 순간, 이들이 인천 더 나아가 세계속에의 대한민국을 짊어질 젊은이들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우리 모든 고등학교의 대부분 졸업생들이 또한 그럴 것임에, 우리의 밝디 밝은 미래가 확실하게 보이고 느끼는 벅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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