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 두 회화예술의 교차연구는 지난날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제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이번에 선보여질 작품들은 그간의 결과물들이자 산수화와 풍경화의 경계에 있는 작품들이죠.”

오는 22일부터 인천평생학습관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김대신(48)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강의교수는 ‘자연과 풍광’을 주제로 하면서도 그 형태와 기법 모두에서 실험적인 자신의 작품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는 서양화를, 역으로 프랑스에서는 한국의 전통화를 공부한 독특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각적 언어로 생각할 수 있는 이 둘의 공통분모를 찾고자 노력해 왔다.

그는 “산수와 풍경의 다름을 보여 주고자 시작했던 작업들은 ‘진짜 실체에 접근하자’는 목표로 지속돼 왔다”며 “‘고정된 것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반문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2일부터 내달 3일까지 지속될 김 교수의 이번 개인전은 프랑스 말로 풍경을 뜻하는 ‘Paysage’를 서두어로 ‘황해바람 부는 송도에서’란 이름을 입었다.

4년 전 인공의 땅, 인공의 도시로 대표되는 송도국제도시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여전히 이곳에 머물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자신의 자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작품은 20여 점을 준비했다. 회화부터 설치, 영상까지 다양한 형태의 옷을 입었지만 그가 한결같이 표현하고 있는 작품 속 진짜 소재는 한국의 ‘산’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가로 15m 대형 설치작품인 ‘산(Shan)’은 쉽게 볼 수 있는 핀과 철사로 금강산 1만2천 봉의 위용을 담았다.

또 손가락과 손톱을 붓 대신 사용하는 지두화 기법으로 완성된 ‘설산(mont blanc)’은 작품을 바라보는 거리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고, 아크릴상자 속 LED 빛과 겹쳐진 한지를 사용한 ‘산2(Shan2)’ 또한 종이의 겹침으로 달리한 빛의 투과로 호기심을 잡아끈다.

김 교수는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콘셉트는 산수지만 갯벌 흙부터 템페라(temperare)까지 여러 재료를 통해 이를 나타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산수화 풍경에 관한 해석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그는 “궁극적으로 이번 전시는 학생 관객들에게 ‘자연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하는 작은 깨달음, 이를 통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