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16일간을 기록하다.

▶일시:10월 5일
▶장소:기호일보 대회의실
▶사회:한동식 취재반장
▶방담 참석 기자:<배>배인성 차장, <최>최유탁 차장, <이>이재훈·<안>안재균·<양>양광범·<정>정회진·<병>이병기·<창>이창호 기자

소통과 화합 그리고 평화의 아시아를 실현하는 축제의 장인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기호일보는 아시안게임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특별취재반을 꾸려 인천과 경기지역 등 수십 개의 경기장과 선수촌, 미디어촌 등을 취재했다.

기자들은 대회 내내 경기장 안에서는 메달 색깔을 가리기 위해 투혼을 펼치는 선수들의 눈물과 환희를, 경기장 밖에서는 자원봉사자 헌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생생한 경기장의 소식을 전달했다.

특별취재반에 참여한 기자들은 16일간의 일정을 기사화하면서 보고 느낀 점과 기사 이면의 모습, 그리고 곧이어 열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을 위한 제언까지 방담(放談:생각나는 대로 거리낌 없이 말함) 형식을 빌려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 봤다. <편집자 주>

▲ 본보 인천아시안게임 특별취재반이 5일 인천시 남구 숭의동 본보 대회의실에서 아시안게임 취재 방담을 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사회자(한동식 취재반장)=16일간의 인천아시안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본 인천AG에 대한 총평과 성과를 꼽는다면.

▶이=북한 선수단 규모가 얼마만큼 되는지, 또 북한 응원단이 오는지가 국민의 관심거리였다. 심지어 외신들도 얘기할 정도다. 응원단이 오지 않아 우려했지만 마지막에는 사상 유례가 없던 북한 내 서열 2~4인자가 총출동하면서 흥행 면에서는 성대하게 끝났다.
언론에서 숱하게 동네 잔치 수준이라고 지적했지만, 특히 우리는 지역언론으로서 접근 방향의 문제나 중앙언론을 따라간 건 없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초반에 중심을 잃고 여론을 따라간 것은 아닌지 아쉽다.

▶배=대회 처음부터 남북의 평화 협력과 시민들의 자긍심, 국제로 뻗는 인천의 위상을 보여 줬어야 하는데 과연 이런 점이 부각됐는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인천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육 인프라 시설을 많이 확충한 점은 의미가 있다. 향후 운영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최=스포츠 대전으로서 성공적이다. 그 이유는 16일 동안 선수와 관중들이 안전하게 무난히 대회를 마친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대회도 자잘한 실수 없이 퍼펙트한 대회가 없는 만큼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안=선수들의 경기력 측면에서 이전 대회보다 향상됐다.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우리나라가 메달을 획득했지만 다른 국가 선수들도 메달을 딸 만큼 실력 차이가 좁혀졌다. 8년 동안 선수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게 큰 성과다.

-우리는 이번 인천AG에 국내·북한·비전 프로그램·해외 등 모두 4개 부분을 특화해 나름 타 사와 차별성을 두고 심층 취재를 했는데 각 부분별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최=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90개 이상을 목표로 했지만 79개를 따는 데 그쳤다. 가장 중요한 종목이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인데 금메달을 하나도 못 땄다. 수영 종목에서 박태환 선수에게만 의존했는데 저변 확대를 위해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습관을 버리고, 기초종목에 대해 관심을 쏟는 방향으로 체육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

긍정적인 점은 비인기 종목에서 메달이 많았다. 효자 종목이 기존 양궁과 태권도에서 볼링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볼링 종목에서만 7개, 펜싱에서만 8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체육 측면에 봤을 때 펜싱 등 다양한 종목에서도 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스포츠 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북한 응원단이 오지 않아 대회 초반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 했다. 반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젊은 지도자를 배치하고 투자를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역도 분야에서 세계신기록을 4~5개까지 달성했고, 자연스럽게 응원단에 대한 갈망은 사라져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또 남북공동응원단의 등장으로 축구 등 주요 종목에서 같이 응원을 펼치는 모습과 여자 축구 결승전에서 정치 이념을 떠나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러한 모든 점들이 영향을 미쳐서 북한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됐고, 결국 최종 메달 순위에서 종합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마디로 역대 좋은 경기력과 성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안=비전 프로그램 자체는 각국 올림픽위원회 등에서도 아주 관심이 많은 좋은 소재다. 하지만 이번 대회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가 문제다. 현재 인천이 개최지로서 역할이 끝났기 때문에 지속 여부에 대해 물음표가 남는다.

▶정=해외 부분과 비전은 좀 모호한 구분이 있지만 라오스와 방글라데시 등이 약체로 평가됐던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점이 인상 깊었다. 라오스는 아시안게임에 6회 참여한 반면 우슈 이외 종목에서 메달 확보에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세팍타크로에서 은메달을 따며 고국에 값진 메달 소식을 안기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서 메달이 일부 국가에 쏠리지 않고 조금씩 여러 국가로 분산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폐회식에 참석해 인천AG의 의미가 달라졌다. 말뿐인 화합과 평화가 이들의 참석으로 진정한 의미를 담게 됐다. 이를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

▶이=큰 반향은 일으키지 않을 것 같다. 당장은 아시안게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해 준 것에 큰 의미를 두지만 남북관계로까지 남은 과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음 달 2차 고위급회담이 있고,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남북관계를 이끌어 갈지를 두고 볼 일이다.

▶배=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내려왔는지는 2차적인 문제이고, 남북 평화협력을 만들겠다던 아시안게임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리의 성과인지 북한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성사된 건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분명히 남북 화해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성과가 있다.

▶안=화해협력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북한 선수의 활약이 좋았고, 동시에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평화적인 부분을 어필하기 위한 쇼라고 본다. 곧 2차 고위급회담을 약속하고 돌아갔지만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유종의 미로 끝나는 그야말로 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고쳐야 할 부분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인천의 경제적 효과가 전국체전만 못하다. 정부에서 지정하는 숙박업소의 경우 더 많은 숙박료를 받지 못해 생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인천아시안게임 개최로 20만 명의 외국인이 인천을 찾을 것으로 분석했지만 결과적으로 구월동 로데오거리를 제외하고 거의 효과가 없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인천을 찾은 외국인은 선수 1만6천 명이 전부였고, 경제적으로 효과도 없었다.

▶병=조직위와 인천시 간 소통의 부재가 문제다. 그래서 자원봉사자 운영 문제 등 엇박자 문제가 발생했다. 조직 자체가 조직위는 문체부 산하이고, 인천시는 광역단체이기 때문에 인천시에서 조직위에게 협의하고 책임을 묻는 게 어려웠을 것이다. 인천시가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조직위와 교류가 되지 않아 운영상 미숙한 점이 발생했다.

▶최=개회식과 수송에서 문제가 있었다. 지난 광저우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개회식 투입비용이 20% 수준에 불과했지만 감동을 주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그러나 아이돌 콘서트와 같아서 감동도 없고, 스케일도 작았다. 두 번째 수송 부분도 부실했다. 셔틀버스 시스템이 메인프레스센터인 MPC에서 한 곳의 경기장으로 갈 수밖에 없어 중간에 지나치는 다른 경기장에서는 내릴 수 없다. 예로 강화경기장 취재를 가면 그날 다른 취재는 할 수 없어 매우 불편했다.

▶양=인천시가 사후 경기장 활용 방안으로 최근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용역을 발주하는데, 그보다도 선행돼야 하는 것이 경기장 생활 주변 측면에서 도로망 구축 등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게 아니라 인천시 내부적으로 활용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16일간의 잔치는 끝났다. 아쉬움도 있고 성과도 있었지만 이제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을 생각할 때다. 더 빛나는 대회가 되기 위해 이것만은 고쳐야 할 것이 있다면.

▶배=개회식 성공이 대회 성공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박칼린 감독을 믿는 만큼 감동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안=자원봉사자나 서포터스 등 운영주체들이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사전에 쌓고 더 많은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양=경기 관람이 대부분 무료인 점을 활용해 지역사회에서 기업 및 단체들이 그들의 투혼을 격려하기 위한 응원단을 조직하고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는 캠페인을 전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무관심이 가장 큰 벽이다. 일반 사람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언론 역시도 지면 할애가 적을 수밖에 없다. 관건은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아시안게임만큼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호일보가 먼저 나서 정보 전달 등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창=수송 부분을 더욱 신경써야 한다. 선수들은 교통약자이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때 이동하던 수송시설들을 그대로 이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사전에 수정·보완해서 불편함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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