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의 벽을 허물겠습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테니스 선수 3명이 연일 푸른색 코트 위에서 휠체어를 타고 한 손엔 라켓을 잡은 채 맹훈련을 하고 있다. 그들 중 유독 피부가 까무잡잡한 한 선수가 바로 20여 년 동안 휠체어테니스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 이하걸(42·달성군청)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활발했던 이하걸은 1988년 고교 1학년 때 친구들과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한창 사춘기인 청소년기에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었지만 부모의 권유로 직업훈련을 받게 됐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배워 나갔다.

이하걸은 본래의 활달함을 되찾아 휠체어탁구, 휠체어농구, 좌식배구 등 여러 운동을 경험했고 그 중 휠체어탁구는 단지 경험으로 끝낸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하며 경북지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휠체어탁구와 달리 휠체어테니스에서는 꿈을 보게 됐다”는 이하걸은 “실제로 많은 장애인스포츠들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못 갖췄지만, 휠체어테니스는 장애인스포츠 중 가장 활성화되고 프로화된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1995년 가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후 매년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초기 국가대표 시절에는 연간 3~4개, 최근엔 연간 10개 이상의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아시안게임은 이번이 4번째 참가다.

이하걸은 “다른 종목 운동들은 움직임이 제한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휠체어테니스는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해 정말 좋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때는 반드시 세계 최고인 일본 선수들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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