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북한 선수단.”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난 웬만해선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다. 직업 특성상 취재원을 자주 접하다 보니 사람에 치인 탓이 크다.

주말 역시 텔레비전 앞에 몸을 옆으로 누이고 리모컨만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하지만 취재가 있을 때는 조금 달라진다. 아니 달라져야만 한다.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야 좋은 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심이 가는 취재일 경우 놀랄 정도의 괴력이 발휘되는 것을 보면 천직인가 보다.

인천아시안게임과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특히 그렇다. 선수들을 만나는 순간순간이 짜릿하다.

그 중에서도 한민족인 북한 선수단을 만나는 일은 상상 이상의 감흥으로 다가온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워서다.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경기 일정부터 꼼꼼히 챙긴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선 수영에 출전한 북한 심승혁이 첫 동메달을 땄고, 남자 탁구 4강전에선 북한 전주현과 한국 박홍규가 첫 남북 대결을 펼쳤다.

선수들의 활약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북한 선수들을 따라다닌다. 직접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패할 확률이 99.9%다.

아시안게임 때는 메달리스트를 중심으로 그나마 간간이 인터뷰가 가능했지만 장애인아시안게임 때는 말 한마디 나누기가 쉽지 않다. 공식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해도 단칼에 거절당한다. 휴식시간 관리요원의 눈을 피해 몇 마디 주고받는 일만 생겨도 감지덕지다.

아시안게임 때가 그나마 양반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거다. 아직 대회가 3일이나 남았다.

마침 수영 심승혁이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고 하니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북한 선수단 여러분~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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