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돈재 용인대학교 문화관광학과 교수

 설 명절 연휴가 지났지만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어디를 가서 얼마를 쓰고 갔다느니 물건이 없어 못 팔았다는 것과 그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꽁꽁 얼어붙은 내수경기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자아냈다는 식이다.

장소를 굳이 이야기하자면 명동과 동대문, 제주도이지 인천은 아니다. 간혹 수원과 강릉, 속초, 부산도 등장한다.

서울은 이미 외래 관광객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대비를 서두르고 있고, 각 지방도시도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는데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 시점까지 인천은 관광정책에 대한 갈피를 잡고 있지 못하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이제부터라도 외래 관광객 유치를 통해 인천 경제를 도약시키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 대상은 외래 관광객 중 중국 요우커들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는 중국인의 방한 수요 증가율을 감안할 때 2015년 720만 명을 뛰어넘어 곧 1천만 명 시대가 온다는 것이 멀게만 안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요우커들을 인천으로 유인하는 요건들을 살펴보는 일은 늦었지만 인천이 국제 브랜드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정책일 수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쇼핑과 자연풍경 감상 그리고 세련된 문화 탐방이다. 그런데 인천은 공항면세점을 제외하고는 그 흔한 아웃렛 매장 하나 갖추고 있지 않다.

막대한 재원을 들여 세운 송도신도시에도 쇼핑할 수 있는 공간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

 차이나타운과 연계한 쇼핑 프로그램의 마련은 매우 필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옛 상권과 결합한 지하상가와 소규모 판매점이 있을 뿐이다. 언제까지나 개발이 지지부진한 경제자유구역과 청라지역에 건설 예정인 복합쇼핑몰 타령이나 하고 있을지 답답하다.

개발 논의만 무성하고 기대심리만 높이는 것에 정책을 집중하기보다는 차라리 차이나타운에 중국인들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과 중단위 쇼핑센터의 유치와 개발에 대한 정책 전환을 판단해 보는 것이 인천에 유리하다고 본다.

둘째로 중국인이 선호하는 관광 유형은 우리나라의 자연경관을 보는 것인데, 이에 알맞게 인천은 아름다운 도서와 낙조를 볼 수 있는 해안선을 갖고 있다.

이러한 해안선에 경관 및 관광도로를 개설해 낙조와 도서를 동시에 볼 수 있게 된다면 그 역시 중국인 관광객을 인천에 묶어 둘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강화도와 용유관광단지, 월미도 및 인천대교를 활용하는 해안선 관광 프로그램의 도입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강화지역의 역사문화 관광자원과 갯벌을 활용한 체험관광은 인천의 매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바다와 도서를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은 인천항에 급증하는 크루즈선 입항과 관련돼 그 효과가 증진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특히 올해 151척의 크루즈선에 약 30만 명의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므로 그 효과는 더욱더 클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차이나타운과 송도지역의 숙박시설과 연계한다면 크루즈에서 내리자마자 서울과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관광객들을 인천에 머물게 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는 바다와 섬의 해양관광자원을 활용해 요우커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어 인천지역으로의 높은 재방문율을 기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바다 냄새를 적극 활용하는 식도락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연안부두 어시장과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관광상품화를 추진해야 한다.

인천시민의 생활문화 한 공간을 외래 관광객과 공유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비록 깔끔하진 않지만 풍부하고 인정 넘치고 여유 있고 편안한 식도락 문화를 자연스레 알린다면 거쳐 가는 인천이 아니라 추억이 있는 인천으로 요우커들에게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인천은 요우커들의 관광시장을 어깨 너머로만 보고 있기보다는 그리고 어차피 인천을 통해 오니 인천에 머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 갖고 있기보다는 적극적인 관광마케팅 전략 수립과 인천의 도시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관광정책이 시작되는 올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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