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에서 주목을 받았던 「아이엠 샘(I am Sam)」이 여우주연상 수상작 「몬스터 볼」과 함께 18일 나란히 개봉된다.

「아이 엠 샘」의 주인공 숀 펜은 비록 덴젤 워싱턴과 할 베리의 `검은 돌풍'에 밀려 오스카 트로피는 놓쳤지만 불후의 명연기로 연기파 배우로서의 관록을 재확인 시켰다.

7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 장애인 샘(숀 펜)은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나르다가 아내가 아이를 낳는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앞치마를 걸친 채 서둘러 병원으로 향한다. 갓 태어난 딸 루시(다코타 패닝)를 안고 병원 문을 나서 버스에 타려는 순간 아내 레베카는 거리의 인파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이때부터 샘의 눈물겨운 육아전쟁이 시작된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도 서툴고 때맞춰 우유를 먹일 줄도 모르지만 샘과 어금지금한 지능의 친구들과 외출 공포증을 지닌 이웃집 여인 애니(다이앤 위스트)의 도움으로 루시는 밝고 예쁘게 자란다.

그런데 7살이 되어 학교에 들어간 루시는 아빠의 지능을 추월하는 것을 두려워해 수업을 게을리하고 사회복지기관의 직원들은 샘이 양육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입양을 주선한다.

이제부터는 딸을 찾기 위한 법정투쟁이 펼쳐진다. 광고를 보고 찾아온 샘에게 엘리트 변호사 리타 해리슨(미셸 파이퍼)은 쌀쌀맞게 의뢰를 거절한다. 그러나 리타는 끈질기게 찾아오는 샘을 가리켜 동료들에게 무료 변론 의뢰인이라고 둘러댔다가 엉겁결에 변호를 맡게 된다.

「코리나 코리나」로 데뷔했던 감독 제시 넬슨과 베테랑 촬영감독 엘리엇 데이비스는 마치 일기를 훔쳐보는 것처럼 담담하게 샘의 일상을 더듬어가다가도 병원이나 슈퍼마켓에서 어리둥절해 하는 대목에서는 빠르게 카메라를 돌려 불안한 심리상태를 표현하는가 하면 법정의 긴박한 장면에서는 줌 렌즈를 당겼다 밀며 등장인물의 감정을 잘 살려내고 있다.

극단적인 성격의 인물을 많이 연기했던 숀 펜은 그를 모르는 관객들이라면 진짜 장애인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탁월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어눌한 말투에 어리벙벙한 웃음, 그리고 순수한 눈빛까지.

깜찍한 외모의 다코타 패닝과 언제 보아도 자신감 넘치는 미셸 파이퍼 등도 호연을 펼쳐 숀 펜을 도왔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비틀스의 히트 넘버들은 귀를 즐겁게 하는 보너스. 샘의 딸루시의 이름은 비틀스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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