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92억원이 투입돼 8년간의 연구끝에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이 순우리말보다는 중국어와 일본어 사전에서 따온 한자 중심으로 구성된 `합성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관광위 윤철상(민주) 의원은 4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지난 92년부터 99년까지 8년간 국고 92억원 등 총 11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표준국어대사전'이 우리말을 무리하게 한자어로 변용시켜 한자어가 주(主), 우리말이 종(從)으로 전락하는 등 주체성을 결여한 합성품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학자 500여명이 참여해 제작한 대사전은 50만 단어, 7천328쪽의 방대한 분량이나, 쓰이지 않는 한자어나 파생된 외국어, 일본에서도 잘 쓰지 않는 단어까지 수록하고 있다”며 “표준국어대사전과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의 우리말 쓰임새가 2대 8 정도로 차이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푸른하늘'이라는 우리말 대신 궁창 벽공, 벽락, 벽우, 청공, 등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어나 일본식 한자어 21개가 수록돼있고, `뛰어나다'는 뜻의 한자어로 도월, 일군, 탁발 등 거의 쓰이지 않는 한자어로 채워진 점 등을 들었다.
 
또 우리말의 개천을 `開川', 변덕을 `變德', 오밀조밀을 `奧密租密', 호락호락을 `忽弱忽弱'으로 표기해서 마치 한자어에서 따온 말인 것처럼 오인하게 한 것도 사례로 제시됐으며, 날씨가 `흐린뒤 갬'을 뜻하는 담후청이라는 단어는 일본 사전에도 없는 말인데도 대사전에 소개돼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의 저명한 학자들이 펴낸 최대의 국어사전이 고작 중국어와 일본어 사전에서 낱말을 옮겨 수록단어 숫자를 늘리거나 아름다운 우리말 조차 한자어로 변용시킨 것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며, 차제에 `국어사전'이라는 단어도 `한글말사전'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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