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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호 경기도 기획조정실 평가기획팀장
지난 17일은 제76회 ‘순국선열의 날’이었다. 110여년전 반만년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던 우리 민족은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주권을 강탈당하면서 가혹한 식민 지배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시절인 1939년 11월 21일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는데,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11월 17일을 전후하여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대한제국 병합에 저항하여 자주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셨고, 이를 기리기 위해 순국선열의 날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고대 삼국시대 백제 근초고왕 시기에 아직기와 왕인이 한문을, 성왕 시기에는 불교를, 고구려 영양왕 시기에는 승려 혜자가 일본 쇼토구 태자의 스승이 되었고, 담징은 유교의 5경과 그림을, 신라는 조선술과 축성술을 일본에 전해 주는 등 일본 고대 아스카 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일본은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살인과 약탈을 자행해왔으며 특히, 조선 선조 재임시기인 1592년에는 임진왜란이라는 전쟁을 일으키는 등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오다 기어이 20세기 초 주권을 빼앗고, 위안부·강제징용 등 씻지 못 할 식민지배의 만행을 저질러 왔던 것이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이라고 할 때 쓰는 순(殉)자의 의미는 따라 죽거나 바친다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순국선열의 의미를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열사라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1905년 11월 17일, 한일합방을 위한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로서 우리나라의 국권이 일제에 의해 강탈당한 망국일인 이날은 일제의 폭거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우국지사를 기리기 위해 1939년 11월 21일에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청천, 차이석 등 여섯분의 제안에 따라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추모해 오다가 1997년 정부기념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특별히 독립투사들을 기리는 날을 나라를 잃어버린 수치스러운 날로 지정하게 된 것은 독립투사들의 희생을 절대로 잊지 말자는 결의가 담겨 있다고 하며, 아울러 많은 국민들이 현충일은 잘 기억하고 기념행사도 성대하게 거행하고 있지만 순국선열의 날은 잘 모르고 있는 바, 본고에서는 기호일보의 지면을 빌어 홍보 및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순국선열의 날에 대한 개념과 기념일 지정배경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의 폭압에 맞서다 희생하신 독립투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고 공휴일은 아니지만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법정기념일이다. 일제 치하에서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펼치신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 발전을 다짐해야 하는 의미 있는 날인 것이다.

 일제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한 후 의병투쟁을 시작으로 3·1운동 등의 항일 독립운동이 1945년 8월 14일까지 50여년간 국내·외에서 쉼 없이 전개됐고, 이러한 독립운동 과정에서 옥사·피살 등 순국한 독립유공자는 무려 30여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당당한 주권국가로서 이름을 높이고 그 입지를 굳건히 하게 된 것도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조국독립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일신의 안위를 버린 순국선열의 희생이 주춧돌이 됐음을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경일 등 각종 기념일 행사참석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엔 예외없이 참여하지만 정작 그 의미는 잘 모르고 의례적으로 참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순국선열의 날은 나라와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뒤로 한 채 숭고한 희생을 하신 선열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고 제정한 법정기념일인 것이다.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다는 그 분들의 ‘선공후사(先公後私)’, ‘위국헌신(爲國獻身)’ 정신을 통해 경제안정과 우리 민족의 염원인 조국통일의 기반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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