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부지. <기호일보DB>
▲ 송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부지. <기호일보DB>

과거 기록문화의 중심지였던 인천에 재도약 기회가 찾아왔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로 세계적 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문자 관련 국제 교류와 협력을 시작으로 현대의 기록문화인 출판·인쇄문화산업의 활성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문화산업 촉진의 핵심은 인프라 구축을 바탕으로 한 산업체 유치와 육성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3면>

이로써 인천은 시설과 인재 양성 등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인프라 갖추기에 힘쓰고, 수익성 있는 콘텐츠 개발을 통한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 형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올해 막강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했다. 세종대왕 영릉이 자리한 한글의 본산인 여주시와 한글도시 이미지를 내세운 세종시,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있는 충북 청주시 등을 제치고 이뤄 낸 성과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2020년 개관 목표로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 내에 건립된다. 당초보다 시설 규모가 늘어나 총 사업비가 증가했다. 규모는 2만㎡에서 2만5천㎡로, 사업비는 950억 원에서 1천24억 원으로 늘어났다. 사업은 전액 국비로 진행한다.

박물관에는 종합관, 국가관, 기업관, 상설·기획전시관 등 전시시설과 교육·연구시설, 국제회의시설, 체험관, 공연장, 수장고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세계 문자의 탄생과 발달 과정, 문자 관련 인물사, 문자의 활용 및 세계 문자의 미래상 등을 조망하고 체험하는 공간도 만든다.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창안,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 기념관도 박물관으로 이전한다.

시는 인천이 공항과 항만 등 타 도시에 비해 유리한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는데다, 송도의 경우 글로벌 기구를 비롯한 기업과 교육시설까지 나날이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박물관 건립을 통해 손색 없는 세계 문자 교류의 핵심 거점지로 급부상할 것을 자신했다.

특히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단순 박물관에 그친 시설로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 진흥에 견인차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각적 기호체계인 문자로부터 출판·인쇄·디자인, 전시·교육, 관광·엔터테인먼트 등과 연계된 다양한 볼거리, 체험문화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는 문자의 정의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문자를 ‘눈을 통한 의사소통’, 즉 시각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라고 말한다. 내뱉는 순간 사라지는 말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언어를 시각적인 기호로 바꿔 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처럼 언어의 시각화 과정을 통해 인류는 출판과 인쇄문화를 발달시켰고, 디자인을 덧입혀 아름다움과 편리성을 녹여냈다. 나아가 창조된 기록물을 모아 전시·교육했고, 즐길거리로 응용해 관광·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관석(새정치·인천 남동을)의원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를 통해 인천이 다시 기록문화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박물관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고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토대를 다져 인천이 문화허브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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