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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종철 사회2부
옛말에 우렛소리에 맞춰 함께 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는 ‘부화뇌동(附和雷同)’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논어(論語) 자로 편을 살펴보면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화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즉, 군자는 남을 자기 자신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남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므로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반대로 이익을 같이 하는 사람끼리는 함께 행동하지만 남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부화뇌동’은 다시 말해 자신의 줏대와 기준을 망각한 채 이해관계에 따라서 혹은 무조건 남의 주장에 따르는 것을 경고하는 의미를 가졌다.

 올 연말 안으로 안성시가 대규모 인사(人事)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서기관 1명을 포함해 사무관만 무려 9명에 달하는 대폭 인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진급하는 자리가 많을수록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것이다. 최근 안성시청 내부는 황은성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측근들의 인사 청탁(?)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소문이 팽배하다.

이렇다 보니 시청 내부에서조차 승진해서는 안 될 인사(人士)가 진급하려고 이곳저곳에 줄을 댄다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져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마저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이런 소문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황 시장의 소신 행정이 아닐까 싶다. 황 시장이 이번 인사를 부화뇌동하지 않은 채 소신 있게 단행한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2월 인사 폭풍이 순풍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인사철마다 단골 메뉴로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측근 인사’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발표도 나기 전에 도를 넘어서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이미 누구누구가 어느 자리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내정됐다는 인사(人士)마저 얼굴빛을 감추지 않는 듯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바른 인사의 기본은 무엇보다 ‘창왕찰래(彰往察來)’의 자세가 아닐런지. 그래서일까, 이번 인사를 앞둔 황 시장 역시 이미 지난 일을 분명하게 밝혀서 장차 올 일의 득실을 살펴야 한다는 창왕찰래의 뜻을 가슴 깊이 새겨 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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