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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고려대 교수
필자가 21세기 한반도가 처한 상황을 보니 지금보다는 더 많은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 정치의 판도를 보면서 다가오는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현 집권세력이 좋은 결과를 낼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야당의 무능과 분열로 낙관적으로 평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나라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국민들의 번민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언하면, 대안세력인 현재의 야권과 자칭 진보세력이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갈등구조만 키워 국민과 역사 앞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의 책임론도 한 번 짚어 봐야 할 것이다.

 애국을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여서 누가 옳고 그른지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도와 분단체제에서 권력구도가 차지하는 여러 함수들을 놓고 볼 때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많이 받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정권이 다시 등장해 남남갈등의 파고를 최소화하고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적 파이를 키우는 국가 능력의 확대 대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큰 국가적 과제란 생각을 지울 길이 없어 보인다.

 복지정책의 확대는 너무나도 지당한 과제이기에 언급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국가의 복지예산이 경제성장 규모만큼 증액되는 현실에서 당장 나눠 먹는 복지 포퓰리즘 노선으로 합리적인 복지패러다임이 창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성장 속에서 공정분배를 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대통령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 시기에 지역을 대표하는 국민의 대표와 그 다음의 대선서 국가지도자를 뽑는 것은 우리 후손들의 장래와도 직결되는 아주 절실한 문제다.

필자는 이러한 측면에서 여와 야를 불문하고 국내외적 산적한 현안들을 면밀히 분석 가능하고 국정 경험을 두루 거치고 내공이 쌓인 토대 위에서 균형감각이 있는 많은 정치세력이 등장해 안정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정치문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지금처럼 우리가 갖고 있는 파이를 나눠 먹는 방향으로만 가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으로 다가오는 양대 선거에서 표만 얻으려는 정치인들이 득세한다면, 이 나라는 재정적으로 파탄이 날 것이 자명하고 지금 자라나는 후손들에게는 큰 부담만 안겨 줘서 후대에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쟁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익을 앞세우는 殺身成仁(살신성인)의 좋은 정치인들이 내년의 총선과 2017년의 대선을 통해 많이 길러져야 할 것이다.

이 땅의 자칭 진보세력도 그동안 산업화·민주화·선진화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폐쇄적인 민족주의에 의존한 감성적인 대북노선과 반미노선에 기반한 반자본주의적인 일부 과격한 노동운동 노선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대한민국의 선진화에 기여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국가적으로도 계속 용납하고 방관하는 것은 크나큰 국력의 낭비요,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차단하는 악재가 될 것이다.

 비록 지금 당장은 힘들고 국민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워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놓고 고민하는, 진실되고 역사적 통찰력이 있는 국가적 리더십을 세우는 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여는 관문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북한 변수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도 비록 당장은 힘들어도 미래에는 정치인들의 필요조건으로 이러한 균형 잡히고 안정적인 리더십이 자리매김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러한 일은 국민들이 깨어 있고 적극적으로 정치행위에 참여함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2016년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민생고의 파고는 점점 더 커 가고 정치권은 당쟁으로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지 말고 산적한 경제 관련 민생법안, 노동개혁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 100만 청년실업자들을 구제하고, 추락하는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가계부채 1천200조 원 시대, 기업부채 2천500조 원 등이 암시하는 의미를 잘 새기고 바른 정치인들의 자세 정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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