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강화와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는 경기도의회 강득구(민·안양2)의장은 "도의원의 역량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며 "도의원이 갖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강 의장은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그것이 바로 지방에 희망의 정치를 만드는 길이고, 지방자치의 건강한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 13일 실시되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 의장은 "도의원 임기 중이라는 것과 의장직에 대한 고민, 지역주민(안양시 만안구)들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특히 경기도와 도의회 여야 간 진행 중인 연정(연합정치)와 관련해서는 ‘잘한 선택’이라는 긍정표를 던진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도에 파견한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에 대해서는 ‘답답하다’는 쓴소리를 내놨다.

다음은 강 의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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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도의회 의장 재임기간 중 이뤄 낸 긍정적 변화를 꼽자면.

 ▶도의회 환경미화원을 직접고용 형태로 바꾼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이었다. 또 도의회를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장애인단체 대표와 함께 도의회 지하부터 4층까지 현장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시설을 보완했으며, 본회의 수회 통역 서비스도 시작했다.

 본회의 전 여야 간 충돌 사태를 빚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결의안 상정 건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양당이 합의해 안건을 상정하고 처리했다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계획대로 이뤄 내지 못한 아쉬운 점도 궁금하다.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지방자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역의장협의회와 더민주당 내 자치분권세력 모임, 자치분권지도자회의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중앙 중심의 국가시스템이 바뀌기에는 아직 요원하다. 또한 여전히 집행부에 과도하게 힘이 쏠려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사권과 예산편성권도 마찬가지다. 의회의 독립성과 집행부 견제 역할을 제대로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쉽다.

 -경기도 ‘연정’이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났다. 현 시점에 대해 평가를 내려 달라.

 ▶연정은 큰 틀에서 잘한 선택이다. 다만, 연정은 부지사 한 사람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가치와 정책, 민생의 연정이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연정의 상징 격인 더민주당 파견 ‘사회통합부지사’에 대한 평가는.

 ▶사회통합부지사가 도의 ‘제3행정부지사’라는 느낌이 든다. 사회통합부지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통합과 조정이다.

그런 부분에서 본인 스스로가 한 번 돌아봤으면 한다. 정무 기능에 방점을 두고 더민주당이 파견했는데 그저 세 번째 부지사 역할만 하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 오히려 박수영 전 행정1부지사, 현 이재율 행정1부지사와는 정무적 판단을 자주 논의해 왔으나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 인사 관련 부분들도 답답하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설익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도의회 야당의 비판도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발굴한 정책에 대한 플랜을 보면 치밀함이나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다. 시대에 맞게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려면 무얼 보완해야 하는 것인지, 제도적으로 맞는 건지 등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다 보니 ‘미스’가 발생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남 지사는 대체로 시대정신에 맞는 고민을 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에서 높게 산다.

 -지방의회의 의원보좌관제 도입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도입 추진은 어떻게 이뤄 나갈 것인가.

 ▶광역의회의 경우 의원 1인당 1명씩의 보좌관 도입을 원칙으로 하고, 지방의회별 보좌관 정수는 재정 여건을 감안해 조례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국시도의장단과 연대해 의원보좌관제 도입에 필요한 법령 제·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청원운동을 전개하겠다.

 -새해를 맞아 의회가 역점 추진해야 할 사업은 무엇인가.

 ▶의회의 예산편성 자율권을 강화하고, 의원과 사무직원의 연수·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의정 발전과 정책 수립에 필요한 조언과 자문을 위한 전문가그룹(경기의정포럼) 구성 및 31개 시·군의 지역상담소 인력 충원과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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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하고 있다. 도의원 임기 중이라는 부분, 잔여 임기가 얼마 안 남았지만 의장 임기 중이라는 점, 안양시 만안구 주민들에 대한 고민까지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

 -펼치고 싶은 정치적 포부를 말해 달라.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정치를 하고 싶다. 또 양극화와 고령화, 저출산 문제 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싶다. 지방자치·지방분권이라는 큰 틀 속에서 대한민국 정치가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또 중앙과 지방이 수평적 관계가 되도록 하고 싶다. 지방자치가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지방의회가 좀 더 제대로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청와대 1인 시위 등 안양교도소 이전에 적극적인 이유는.

 ▶교도소 이전이 좋은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교도소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벤처타운이나 IT단지 등 좋은 기업이 들어오면 세수와 일자리도 늘어난다. 도시의 정주성과 활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안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또 세수 확충을 통해 만안구와 동안구의 환경 격차를 해소하고 만안구에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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