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6선 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황우여(68) 후보를 꺾은 더불어민주당 신동근(55) 당선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당 대표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을 거친데다 한때 총리 후보로 거론된 여권 실세인 5선의 황 후보를 상대로 따낸 승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당선인은 모두의 우려를 뒤집고 큰 표 차이로 골리앗 황 후보를 꺾어 이번 4·13 총선에서 최대 이변 중 한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신 당선인은 4만5천841표(45.8%)를 얻어 3만7천909표(37.9%)를 얻은 황 후보를 무려 7천932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그의 승리는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전통적인 여당 표밭이었던 강화군이 빠지고, 야세가 강한 검단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내심 어렵지 않게 국회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국민의당 후보와 야권단일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여권 실세인 황 후보가 지역구를 연수에서 서을로 옮기며 구도는 자연스럽게 ‘1여다야’라는 최악의 조건이 형성됐다. 신 당선인은 이에 지역 밀착형 공약 제시와 함께 야권분열에 따른 표 분산을 막기 위해 ‘더민주’로의 투표 단일화를 유권자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결국 눈물 많은 검단의 다윗 신 당선인은 4전5기의 신화를 썼고 특유의 선한 웃음을 띠며 14년 만에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신 당선자는 국민의 정치인이 되겠다는 의지를 당선소감으로 밝혔다.
"할 일이 많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곧바로 뛰겠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었으니까요.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별명을 저의 장점으로 삼아 믿을 수 있는 정치인으로 주민들께 인정받도록 하겠습니다."
# 숨 막히는 대결 펼친 정유섭·박찬대 후보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다.
이번 4·13 총선에서 인천 연수갑과 부평갑 선거구는 개표 시작부터 종료까지 1·2위 후보자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진땀승부를 펼쳤다.
연수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새누리당 정승연 후보와의 접전 끝에 0.3%p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얻었다. 둘의 표 차이는 겨우 214표다.
개표율 70%를 넘어서며 간격이 벌어졌고, 14일 오전 2시께부터 박 후보가 수십 표 차이로 앞서며 최종 집계 ‘214표 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출구조사 결과가 뒤바뀐 순간이기도 하다.
둘은 언론사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표본오차 범위 내 추격전을 벌이며, 초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부평갑 또한 초박빙 승부로 끝이 났다. 인천지역 총선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승부다.
야권연대 무산이 승부를 가르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4일 오전 4시께 정 후보가 29표 이긴 것으로 개표 결과가 잠정 집계되자 문 후보 측이 이의를 제기해 재검표에 들어갔고, 개표 시작 10시간 만인 오전 5시 35분께야 정 후보가 문 후보를 단 26표 차이로 따돌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둘의 차이는 단 26표였지만 더민주 이성만 후보가 얻은 표는 무려 3만2천989표다.
문 후보로서는 야권연대 무산이 그 무엇보다 뼈아픈 순간이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개표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최종 승부는 법정에서 가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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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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