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단의 다윗 신동근 당선인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6선 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황우여(68) 후보를 꺾은 더불어민주당 신동근(55) 당선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당 대표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을 거친데다 한때 총리 후보로 거론된 여권 실세인 5선의 황 후보를 상대로 따낸 승리이기 때문이다.

▲ 4·13 총선이 치러진 13일 인천 서을 지역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당선인이  부인 김경숙 씨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이승훈 인턴기자 hun@kihoilbo.co.kr
▲ 4·13 총선이 치러진 13일 인천 서을 지역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당선인이 부인 김경숙 씨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이승훈 인턴기자 hun@kihoilbo.co.kr
무엇보다 매번 2등만 4번이나 고배를 마시고 마지막 정치생명을 건 5번째 도전에서 만난 이가 공교롭게도 여권 실세였으니 시작부터 한숨이 터져 나올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 당선인은 모두의 우려를 뒤집고 큰 표 차이로 골리앗 황 후보를 꺾어 이번 4·13 총선에서 최대 이변 중 한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신 당선인은 4만5천841표(45.8%)를 얻어 3만7천909표(37.9%)를 얻은 황 후보를 무려 7천932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그의 승리는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전통적인 여당 표밭이었던 강화군이 빠지고, 야세가 강한 검단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내심 어렵지 않게 국회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국민의당 후보와 야권단일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여권 실세인 황 후보가 지역구를 연수에서 서을로 옮기며 구도는 자연스럽게 ‘1여다야’라는 최악의 조건이 형성됐다. 신 당선인은 이에 지역 밀착형 공약 제시와 함께 야권분열에 따른 표 분산을 막기 위해 ‘더민주’로의 투표 단일화를 유권자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결국 눈물 많은 검단의 다윗 신 당선인은 4전5기의 신화를 썼고 특유의 선한 웃음을 띠며 14년 만에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신 당선자는 국민의 정치인이 되겠다는 의지를 당선소감으로 밝혔다.

"할 일이 많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곧바로 뛰겠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었으니까요.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별명을 저의 장점으로 삼아 믿을 수 있는 정치인으로 주민들께 인정받도록 하겠습니다."

# 숨 막히는 대결 펼친 정유섭·박찬대 후보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다.

이번 4·13 총선에서 인천 연수갑과 부평갑 선거구는 개표 시작부터 종료까지 1·2위 후보자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진땀승부를 펼쳤다.

연수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새누리당 정승연 후보와의 접전 끝에 0.3%p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얻었다. 둘의 표 차이는 겨우 214표다.


▲ 인천 연수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10;  <사진=박찬대 후보 측 제공>
▲ 인천 연수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박찬대 후보 측 제공>
이들의 레이스는 언론사 출구조사부터 시작됐다. 출구조사 결과 정 후보가 40.6%로 40.4%를 기록한 박 후보를 0.2%p로 제치고 앞서나갔다. 개표가 시작된 뒤부터 두 후보는 100표 이내 표 차이로 반전이 거듭됐다. 둘의 운명이 갈린 시각은 13일 자정께.

개표율 70%를 넘어서며 간격이 벌어졌고, 14일 오전 2시께부터 박 후보가 수십 표 차이로 앞서며 최종 집계 ‘214표 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출구조사 결과가 뒤바뀐 순간이기도 하다.

둘은 언론사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표본오차 범위 내 추격전을 벌이며, 초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부평갑 또한 초박빙 승부로 끝이 났다. 인천지역 총선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승부다.

야권연대 무산이 승부를 가르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 인천 부평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10;  <사진=정유섭 후보 측 제공>
▲ 인천 부평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정유섭 후보 측 제공>
새누리 정유섭·더불어민주당 이성만·국민의당 문병호·무소속 조진형 후보 등 ‘다여다야’의 4파전이 치러진 부평갑은 개표 초반부터 정유섭·문병호 후보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14일 오전까지 펼쳐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표 확정도 쉽지 않았다.

14일 오전 4시께 정 후보가 29표 이긴 것으로 개표 결과가 잠정 집계되자 문 후보 측이 이의를 제기해 재검표에 들어갔고, 개표 시작 10시간 만인 오전 5시 35분께야 정 후보가 문 후보를 단 26표 차이로 따돌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둘의 차이는 단 26표였지만 더민주 이성만 후보가 얻은 표는 무려 3만2천989표다.

문 후보로서는 야권연대 무산이 그 무엇보다 뼈아픈 순간이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개표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최종 승부는 법정에서 가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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