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인공 해변’ 조성이 추진된다. 인천시는 인구 300만 돌파와 가치 재창조 사업을 접목해 올해 송도 수변공간에 ‘송도유원지’를 재현한 콘셉트로 인공 해변 조성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시가 구상하는 인공 해변은 규모나 장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는 송도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나 인천시민들이 바다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바닷물을 만져 보고, 발도 담글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인공 해변에는 해운대나 을왕리 해수욕장처럼 모래를 채우고, 인근에는 아이들과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도 설치한다. 1995년 시가 송도 해안도로 주변 아암도 일대에 조성한 아암도 해변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당시 시는 바닷모래 2만3천㎥를 아암도 해변에 부어 인천의 ‘와이키키 해변’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고, 실제 모래를 부어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두고 봐야 한다. 우선 인천 해안가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 인공 해변 실패 가능성이 높다. 실제 아암도 인공 해변은 시가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모래를 붓고 그럴듯하게 해변을 조성했지만 조류에 모래가 모두 쓸려 나가 예산만 낭비했다.

 이 같은 이유로 시는 장소를 바닷가로 정하지 않고 조수간만의 차가 없는 기존 공원이나 인공 해수욕장과 놀이시설 등을 갖춘 송도유원지를 모델로 한 ‘미니 송도유원지’ 조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 중인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계획과 중첩될 수 있어 쓸데없는 예산 투입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송도 워터프런트’ 1단계 사업지(송도 1·3, 6·8공구를 둘러싼 인공 호수 주변 지역)에 이와 동일한 사업계획이 담겨 있어서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관계 기관 등은 이번 시의 계획에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정창일 인천시의원은 "송도국제도시는 마천루와 쇼핑몰, 주거단지 등으로 조성돼 센트럴파크와 일부 공원을 제외하고는 해변도로와 공원이 전부였다"며 "상징적으로나마 인공 호수 또는 미니 송도유원지를 조성하면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과 함께 새로운 관광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아직 검토 단계지만 예산을 최소화하면서 관계 기관과 협의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주민의 삶의 질 개선 및 관광객 유치 활성화 차원에서 바라보면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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