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 등으로 인해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역사거리 인근 금학천 일대에 녹조현상이 발생해  녹조가 하천을 뒤덮고 있다.
▲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 등으로 인해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역사거리 인근 금학천 일대에 녹조현상이 발생해 녹조가 하천을 뒤덮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0℃에 이르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도내 주요 하천이나 저수지에 녹조현상이 찾아와 지자체들이 수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오후 1시께,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역사거리 앞 금학천에는 수면 위로 녹조현상이 관찰되고 있었다. 본격적인 폭염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하천 위로 떠다니는 녹조 알갱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푸르스름한 녹조로 뒤덮인 하천은 약 2∼3㎞ 구간에 걸쳐 경안천 합류부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탁한 거품과 함께 악취까지 내뿜고 있었다.

시청 담당부서는 지난주부터 녹조가 생겼다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돼 녹조 및 이끼 처리 방안을 찾고 있다.

인근 기흥저수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른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마르면서 저수지 곳곳에는 짙은 녹조가 뒤덮여 있었다. 저수지 풀숲 주변에는 이미 죽어 말라버린 물고기 사체가 나뒹굴고 있고, 날파리떼가 들끓고 있었다. 기흥저수지는 평상시 저수량의 약 70%(825만t)의 저수량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의왕시 왕송호수 역시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뒤엉킨 녹조가 수면을 뒤덮으면서 물가를 따라 선명한 녹색 띠가 나타났으며, 일부 물가에서는 죽은 물고기도 발견할 수 있었다. 부패가 진행돼 파리들이 들끓면서 악취도 진동했다. 이 같은 녹조현상은 왕송호수 인근 산책로를 따라 수백m에 걸쳐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녹조현상은 플랑크톤이 대량 번식해 녹조류와 남조류가 많이 늘어나 물 색깔이 녹색을 띠는 것을 말한다. 보통 7월 말이나 8월 초께 찾아오지만 지난달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도내 하천과 저수지에서 예년보다 일찍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28.8℃를 기록해 최근 30년 같은 기간 평년치인 26.4℃보다 높았다.

주민 한모(56)씨는 "하천 공원에 산책하러 나왔다가 수면을 가득 메운 녹조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며 "혹시 수질에 문제가 생겨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더운 날씨에 비까지 오지 않으면서 낮은 수심의 하천을 중심으로 녹조현상처럼 이끼가 끼고 있다"며 "수질 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조만간 제거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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