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재발견   
안데르스 에릭슨·로버트 풀/비즈니스북스/416쪽/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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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 동안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말은 듣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사실 틀린 말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의 핵심 내용은 이게 아니다.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얼마나 올바른 방법’인지를 강조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의 창시자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박사가 한국 등 세계 각국의 독자들이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을 펴냈다.

 사실 ‘1만 시간의 법칙’은 1990년대 초반 세계적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 박사가 자기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연구해 놀라운 성공 뒤에는 타고난 재능이 아닌 아주 오랜 기간의 노력이 있었다는 논지의 논문에서 생겨난 것이 맞다.

 이를 널리 알린 사람은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이다. 그가 펴낸 책 「아웃라이어(OUTLIERS):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2009)」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이 소개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말콤 글래드웰에 의해 임의로 편집돼 사람들이 무턱대고 신봉하고 있던 1만 시간의 법칙은 성공을 위한 원칙으로 회자됐지만 그 방법에서는 완전히 잘못 이해되고 있었다는 게 저자인 안데르스 에릭슨 박사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신문만화 ‘딜버트(Dilbert)’의 작가 스콧 애덤스는 "정말 잘하려면 무려 1만 시간이 걸린다는 데 왜 내가 노력해야 하는 거지?", "같은 일을 1만 시간 동안 연습하겠다는 자체가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는 의미겠지" 등등의 비판을 쏟아냈지만 이는 핵심 내용을 모르고 한 소리라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듣고 싶었던 내용만 취사선택해 읽어 왔다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처음 주장한 저자는 ‘노력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과감한 질문과 함께 책을 써 내려간다. 이어 이 법칙의 핵심은 ‘무턱대고 열심히 하기’가 아닌 ‘다르게 열심히 하기’라는 말을 꺼내놓는다. 그동안 우리가 ‘1만 시간’이라는 숫자에 집착해 그저 오랫동안 열심히만 하면 다 되는 줄로 아는 것은 틀렸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노력한 시간만 강조했지 ‘방법과 질’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간과한 점이다. 에릭슨 박사가 강조한 ‘노력의 올바른 방법’은 바로 ‘집중(Focus)’과 ‘피드백(Feedback)’, ‘수정하기(Fix it)’로 요약되는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에 있다.

 의식적인 연습을 잘 묘사한 내용을 소개해 본다.

 "의식적인 연습은 기계적인 연습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우선, 의식적인 연습은 익숙하고 편안한 상황인 ‘컴포트 존’을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국의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은 무려 50년 동안 거의 매일 체스를 두었지만 그의 체스 실력은 평범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그는 적어도 프로 체스기사 정도의 실력이 되었어야 마땅하다) 이 사례가 바로 ‘단순한 반복’과 ‘의식적인 연습’의 분명한 차이다."

최기선, 인천시대를 열다 
최기선/다인아트/384쪽/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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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선 전 인천시장의 회고록이 최근 출간됐다. ‘시대의 흐름, 미래의 가치를 읽었던 혜안의 리더’란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의 제목은 「최기선, 인천시대를 열다」이다.

 사실 한 사람의 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공과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그런 면에서 인천의 ‘최기선 시대’를 알아볼 수 있는 자료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1988년 13대 국회에서 처음 금배지를 단 최기선 전 시장은 김영삼 대통령 문민정부 출범 후 1993년 인천시장에 임명됐다. 이후 1995년 민선 인천시장으로 당선됐고, 1998년 한 번 더 당선돼 2002년까지 재임하면서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인천시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는 재임 중 가장 큰 공적으로 송도국제도시 추진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허브도시의 건설’을 꼽았다.

 총 9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재임 중의 기고문과 연보 등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홍창진 신부의 유쾌한 인생탐구 
홍창진/중앙북스/260쪽/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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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에게 전하는 좋은 주례사를 부탁 드려도 될까요?" "글쎄요. 결혼의 비극은 한 배를 탔다는 착각에서 비롯될지도 모른다는 게 제 조언입니다."

 광명성당 홍창진(요한보스꼬)주임신부는 일명 괴짜 신부로 불린다. 사제 서품을 받은 지 27년이 됐지만 한때 ‘천주교계의 이단아’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한다.

 세상살이에 대한 그의 여러 가지 훈수와 조언을 담은 책 「홍창진 신부의 유쾌한 인생탐구」를 읽어 보면 신부님이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침없고 솔직하다.

 시어머니가 개종을 강요해 괴롭다는 고민에 대한 조언을 한 번 들어보면 성당 밖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고집하는 그의 삶이 느껴질 정도다.

 "시어머니가 절에 가자고 하면 그냥 따라가십시오. 종교는 마음으로 믿는 것이지 형식으로 믿는 게 아닙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다시 성당이나 교회에 다니면 됩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도 갈등 없이 서로 잘 살아보려는 중생들에게 벌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속 좁은 양반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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