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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10시 30분께(현지시간) 프랑스대혁명 기념일 '바스티유의 날'을 맞아 흥겨운 축제가 벌어진 프랑스 니스의 코트다쥐르 해변에 느닷없이 대형 트럭이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해변의 산책로를 거닐며 행사가 끝난 아쉬움을 달래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평소 아름답고 평온하기로 소문난 푸른 리비에라 해변이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었다.

앙투안이라는 이름의 한 목격자는 현지 매체 니스 마탱에 "불꽃놀이가 막 끝났을 때였다. 그때 흰색 화물차를 봤다. 시속 60∼70㎞ 속도로 빠르게 달려갔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현지에 있던 AFP통신 기자도 "완전한 혼돈 속"이라며 "사람들이 차에 치였고 잔해와 파편이 마구 날아다녔다"고 참혹한 현장을 설명했다.

[EPA=연합뉴스]

니스는 프랑스 동남부 지중해에 접한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대표적인 휴양지다. 여름철이 되면 프랑스인뿐 아니라 유럽인과 외국인이 대거 찾아와 바캉스를 즐긴다.

게다가 대형 트럭이 달려든 프롬나드 데장글레는 해안선을 따라 7㎞ 길이로 길게 펼쳐진 산책로다. 휴가철이 아닌 때에는 크게 붐비지 않아 끝없이 펼쳐진 푸른 해변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고 여름에는 햇볕에서 지중해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곳이다.

평소의 프롬나드 데장글레 [EPA=연합뉴스]

그러나 한여름 밤에 휴일을 즐기고 있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끔찍한 테러에 이곳은 아수라장이 됐다.

트럭은 사람들을 치면서 2㎞가량 지그재그로 광란의 질주를 하며 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동병원 인근에서 길을 꺾어 해변 도로로 진입한 트럭은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을 쳐 숨지게 하고 남쪽으로 계속 돌진했다.

한 여성도 현지 프랑스 앵포에 "대형 트럭이 지그재그로 길을 따라 달려왔다"며 "호텔로 달려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화장실에 숨었다"며 공포의 순간을 떠올렸다.

인근 식당 주인도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고 전했다.

공포로 달아나는 사람들 [목격자 동영상 캡처]

트럭은 남쪽을 향해 2㎞를 달리다가 멈춰 경찰과 대치했다. 이때 경찰과 범인이 총격전을 벌였으며 범인이 사살되면서 사건이 종료되기까지 2시간 30분 시간이 흐른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 경찰은 트럭에서 총기와 수류탄, 튀니지계 니스 거주민이라 적힌 신분증을 찾아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에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해변을 벗어나 건물이 밀집한 동남쪽으로 달아났다.

목격자 프랑크 시돌리는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쓰러졌고 그 다음에 우리가 있던 5m 앞에서 트럭이 멈췄다"며 "한 남자아이가 엄마를 놓치고 바닥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상자 수도 계속 늘면서 지금까지 8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사건 발생 4시간여 만에 연 기자회견에서 희생자 중 어린이가 포함됐고 20명은 중태라며 "명백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여름 휴가철인데다 대형 행사까지 열려 인파가 몰렸기에 피해가 컸다.

[AFP=연합뉴스]

현장에 있었던 루아 칼리는 영국 BBC 방송에 "완전한 대혼란 상황이었다"며 "(테러 전) 축제 분위기로 대단히 흥겨웠다. 사람들이 수천 명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당시 현장에 1천500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거리 도처에 시신이 보이는 끔찍한 상황을 전하는 목격자들의 말을 전하고 있다.

트럭을 몬 괴한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거나 현지 경찰과 괴한 사이에 총격전도 벌어졌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으나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

또 다른 목격자는 프랑스 BFM TV에 "모든 사람들이 뛰고 또 뛰고 있다"며 "총소리도 들렸다. 처음에는 혁명기념일 불꽃놀이 소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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