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의 화교들이 인천에 들어와 전해진 것 중 음식 짜장면과 무술 우슈가 가장 유명하죠. 당시 한국 우슈계의 정점에 있었던 인천 우슈문화를 알리는 기념관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인천우슈연맹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형신 연구위원이 국내 우슈 발상지인 인천에서 잊혀져 가는 우슈 역사를 알리자는 운동에 최근 발 벗고 나섰다.

1989년 제1회 회장배 전국우슈대회에서 선발된 국내 최초 국가대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우슈 종목 조정관을 역임한 전통무술인 그가 우슈기념관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우슈는 중국의 전통무술로 출발했지만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지금은 세계인의 스포츠입니다. 친선 문화 교류 등 많은 영역에서 우슈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게 이를 증명하죠."

중국 무술인 우슈가 국내에 처음 전파됐던 인천의 옛 문화를 재건하고 중국 교류 확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발상이다.

"부산 차이나타운에서도 우슈 공예단의 무술 시범 등이 있지만 우슈를 관광상품화한 지역은 아직 국내에 없어요. 중국과의 교류를 추진하는 인천에 우슈기념관이 설립된다면 관광객 유치에도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그는 우슈의 발상지인 인천에서 무술을 연마했던 추억도 전했다.

"과거 노수전·강경방·임품장 등의 무술 대가들이 주로 활동하던 곳이 차이나타운 내 있는 중국사찰인 의선당이었어요. 그 이후로도 우슈를 연마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우리나라 최초로 선발된 우슈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두 인천 출신이었어요. 아마 이런 사실을 아시는 분은 드물 거예요. 물론 그 이후로 지역에서 우슈가 이런저런 이유로 내리막길을 걸어온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그 명맥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인천이에요."

충북개발공사, 수원시청처럼 우슈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계속 뛸 수 있도록 실업팀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우슈의 발상지인 인천에는 실업팀이 없고 다른 지역에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기도 해요. 2024년 하계올림픽 때 우슈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인천 지역 우슈 실업팀이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에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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