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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최근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비롯해 일주일간 부분파업을 했다. 올해에만 20번이 넘어 약 3조 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제는 매년 연례행사가 돼 식상할 정도로 습관화됐고 우리나라보다 해외에 악명이 높다고 하겠다. 그만큼 강성 노조로 인식돼 국내 시장에의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전면 파업 당일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이 12년 만에 인도에 뒤져 글로벌 5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는 뉴스도 함께 나왔다. 또 며칠 후에는 자동차 수출도 글로벌 3위에서 멕시코에 뒤져 4위로 떨어졌다는 뉴스도 나왔다. 후반기 경기도 좋지 않아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겉으로는 자동차 메이커 하나만 보이지만 밑에는 1~4차 협력사가 연계돼 5천여 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는 5대 악재가 누적돼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환율문제와 통상임금 문제, 고비용 저생산 문제는 물론 노사분규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노조파업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는 65년간 노조파업이 없었다. 65년 전 심각한 노조파업으로 전 임직원 사퇴 및 사원 상당수가 퇴출되면서 전체가 공멸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우리의 노조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조건도 많고 심각한 경영상의 개입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주변에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국내 자동차 공장 종사원의 평균 연봉은 9천400만 원 정도이고 울산 현대차 공장은 9천600만 원이라 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7천만 원 후반대이다. 문제는 임금은 낮으면서도 생산성은 우리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일본은 자동차 매출 대비 인건비는 6~7% 정도인 반면 우리는 14% 이상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진다. 귀족 노조 10%가 전체 90% 노조를 변질시키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사측도 변해야 한다. 무조건 1년만 무분규 타결이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안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 해외 공장 준공을 유념해야 한다. 해외 진출은 당연히 현지에 맞는 차종 투입과 개발은 물론 환율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치열한 경쟁관계에서 싸울 수 있는 준비 자세이다. 그러나 국내의 입장에서는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고 중소기업의 활성화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얼마 전 멕시코 기아차 공장 준공을 했고 인도 기아차 공장건설도 선언했다. 아마도 1~2개 정도의 현대차그룹 공장이 해외에 더 건설될 것이다. 그러나 해외 공장은 우리나라 국산차가 아니고 현지 국가의 차량인 것이다.

 현대차는 현재 약 65%가 해외 생산이고 35%만 국내 생산이다. 기아차는 아직 국내 생산이 많지만 곧 뒤집어진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70% 이상이 해외 생산을 하게 된다고 판단된다. 결국 국내 시장은 공동화가 되고 고용은 절벽으로 치닫고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선적으로 노사협상도 연간이 아니라 2~3년 주기로 길게 하고 정부의 개입도 빨라져야 한다. 자동차 노조파업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진국 대비 미래 자동차 기술이 3~4년 뒤진 현실에서 노조파업까지 계속 진행된다면 해외의 국내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시했으면 한다. 필자가 경영책임자라고 해도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해외의 매력적인 투자처는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이제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리콜부터 판매 부재는 물론 노조파업 등 악재가 누적되고 있고 삼성전자도 노트7의 생산 중지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측면에서 어느 산업보다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이 중 노조파업은 가장 큰 악재 중의 악재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변해야 하지만 우선 귀족 노조의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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